외국인이 지난 3월 국내 채권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을 회수하며 보유 잔액이 역대 최대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동 지역 정세 불안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면서 만기 도래 채권에 대한 재투자를 꺼린 결과다.
지난 13일 금융투자협회가 공개한 장외채권시장 동향에 따르면,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 잔액은 3월 말 기준 340조4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2월 말 350조6000억 원에서 10조2000억 원 줄어든 수치로, 1999년 통계 집계 시작 이후 월간 감소폭으로는 최대 규모다.
이전 최대 감소폭은 2023년 1월 6조5000억 원이었다.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본격 인상하면서 한미 금리가 역전되자 외국인 자금이 대거 빠져나갔던 상황이다.
금투협 제공
외국인 채권 보유액 급감의 주된 원인은 만기 연장 거부에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보유하던 국채 등이 만기를 맞았지만 추가 롤오버에 나서지 않은 것이다.
중동 사태 발발 이후 통화스와프 금리가 급등하면서 달러 조달 비용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이로 인해 외국인들의 국내 투자 매력도가 현저히 떨어졌다.
채권 가격 하락도 보유 잔액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 3월 중 금리 상승으로 채권 가격이 내려가면서 자산 가치 자체가 줄어든 것이다. 국채 2년물 금리는 전월 대비 0.663%포인트 상승했다.
흥미롭게도 외국인들은 같은 기간 국내 채권을 7조4000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하지만 이 규모는 2월 순매수액 12조1000억 원보다 4조7000억 원 적은 수준이다.
외국인들은 앞서 3월 코스피에서도 월간 기준 사상 최대인 약 36조 원을 순매도한 바 있다.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동시에 대규모 자금을 회수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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