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이나 관광지에서 갈매기가 음식을 채가는 일을 겪어본 사람들에게 희소식이 전해졌다. 음식 포장지에 간단한 눈 그림만 그려도 갈매기의 접근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8일 카라파이아 보도에 따르면 최근 영국 엑세터 대학교 로라 켈리 박사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에서 갈매기가 시선을 의식하는 특성을 이용한 새로운 방어법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갈매기가 누군가의 시선을 느끼면 경계심을 높이는 습성에 착안해 음식 포장재에 눈 모양을 그리는 실험을 진행했다.
이번 연구는 자연계에서 널리 관찰되는 '안점' 현상을 활용한 것이다. 나비, 물고기 등 다양한 생물이 몸에 눈 모양 무늬를 지니고 있어 천적을 위협하는데, 갈매기 역시 포식자의 시선으로 인식되는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이용했다.
GettyimagesKorea
연구팀은 영국 데번주와 콘월주 해안 지역에서 실제 실험을 실시했다. 눈 모양 스티커가 부착된 테이크아웃 용기와 일반 용기를 각각 2m 간격으로 배치한 뒤 갈매기의 행동을 관찰한 결과, 눈 모양이 있는 용기에 대해서는 접근 시간이 현저히 길어지거나 아예 접근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후속 실험에서도 갈매기 절반 정도가 반복 노출에도 불구하고 눈 모양 용기를 지속적으로 회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방법을 통해 야외 음식 도난을 최대 50%까지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비슷한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아프리카 보츠와나에서는 소의 엉덩이 부분에 눈 모양을 그려 사자 공격을 예방한 바 있는데, 이번 연구로 조류에게도 동일한 효과가 있음이 확인됐다.
생태와 진화(Ecology and Evolution)
켈리 박사는 "갈매기에게 어떤 피해도 주지 않으면서 음식을 보호할 수 있는 경제적이고 실용적인 방법"이라며 "앞으로 음식점들과 협력해 눈 모양이 인쇄된 포장재를 실제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연구는 국제 학술지 '생태와 진화(Ecology and Evolution)'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