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역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주요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판매 증가율을 보이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
8일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2월 전 세계 전기차(순수전기차 및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인도량은 228만 1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7.0% 감소했다.
주요 자동차 시장인 중국과 북미 지역의 수요 감소가 전체 시장의 하락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1위 업체인 중국 비야디(BYD)는 30만 2000대를 인도해 전년 대비 35.6% 감소했다. 지리자동차는 25만 3000대(-12.0%), 테슬라는 16만 9000대(-2.9%)를 기록했다.
글로벌 1~2월 전기차 판매 추이 / SNE리서치
상하이차와 BMW 역시 각각 14.7%, 15.0% 감소하는 등 주요 상위권 업체의 판매량이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반면, 폭스바겐 그룹은 3.4% 증가한 17만 6000대를 판매하며 3위에 올랐다. 전체 시장이 역성장한 상황에서도 점유율을 6.9%에서 7.7%로 끌어올렸다.
다만 중국 시장에서는 현지 업체와의 경쟁 심화로 판매량이 76.0% 급감했다.
이 기간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합산 판매량은 9만 5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7.7% 증가하며 유일하게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3.3%에서 4.1%로 상승하며 전체 6위를 유지했다.
주요 경쟁 업체들의 실적 감소와 대비되는 수치다.
1~2월 누적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 / SNE리서치
현대차와 기아의 성장은 유럽 및 신흥 시장에서의 판매 증가가 주도했다. 유럽 지역에서는 4.8% 증가했으며,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에서는 인도와 태국 등에서의 판매 확대가 반영되어 140.3%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북미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 축소와 모델 교체 시기, 재고 조정 등의 영향으로 27.8% 감소한 17만 4000대를 판매했다.
현대차의 지역별 판매량을 보면 전반적으로 특정 지역 의존도를 낮추고 시장 다변화를 추진해 온 전략이 유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2월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흐름은 지역별 흐름이 뚜렷하게 엇갈리는 모습이었다.
중국은 춘절 비수기와 구매세 혜택 축소의 영향을 받았고, 북미는 보조금 축소에 따른 소비자 부담 증가로 완성차 업체들이 하이브리드 및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 등으로 전략을 일부 수정하면서 전기차 시장의 성장 탄력이 약해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 현대차·기아
반면 유럽은 탄소 규제 기반의 수요 지속과 신모델 출시로 점진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태국, 인도네시아, 남미 등 주요 신흥 시장은 단순 보조금 지급에서 벗어나 현지 생산과 부품 조달을 연계한 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의 현지화 전략이 주요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SNE리서치는 이번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역성장이 시장 위축보다는 정책 변화와 성장 속도 조정이 맞물린 일시적인 조정으로 평가했다.
향후 경쟁의 핵심은 단순한 판매 확대보다 정책 대응력, 현지 생산 체계, 공급망 안정성, 가격 경쟁력, 그리고 지역별 파워트레인 운영 전략을 얼마나 유연하게 운영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