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한화솔루션 유상증자에 배정 물량 100% 인수에 더해 20% 초과청약까지 하기로 했다. 한화솔루션 유증 발표 이후 시장 우려가 이어진 상황에서, 최대주주가 자기 몫을 넘어 추가 자금 부담까지 지며 재무구조 개선과 투자 여력 확보에 힘을 싣는다.
8일 ㈜한화는 이사회를 열고 한화솔루션 주주배정 유증 참여 안건을 가결했으며, 총 납입 예정 금액은 약 8439억원이다.
이번 결정에 따라 ㈜한화는 한화솔루션 지분 36.664%에 따라 배정된 신주 2111만8546주를 전량 인수하고, 초과청약 한도인 20%까지 추가 참여한다. 총 인수 예정 물량은 2534만2255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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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은 앞서 지난 3월 26일 2조3976억원 규모의 유증을 결의했고, 조달 자금은 재무구조 개선과 미래 성장 투자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후 투자자 설명회에서 2030년까지 추가 증자 계획이 없다는 방침도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유증이 단기적으로는 주가 희석 우려를 키우더라도, 조달 자금이 재무건전성 확보와 성장 투자로 실제 연결되면 중장기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대표적 선례로 거론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5년 3월 3조6천억원 규모 유증을 발표한 직후 다음 거래일, 주가가 13.02% 내린 62만8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후 증자 절차와 투자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주가는 같은 해 7월 말 100만원선을 넘어섰다. 2026년 4월 8일에도 주가는 장중 146만원 안팎을 거쳐 147만원 수준에서 움직였다.
당시에도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보유 지분 33.95%에 해당하는 배정 물량을 100% 소화했다. 이번 한화솔루션 유증에서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청약 최대치인 120%까지 참여하기로 했다. 더 많이 책임지는 것이다.
대주주가 배정 물량을 받아내는 수준을 넘어 실권 가능 물량까지 염두에 둔 추가 청약에 나선 것은, 유증 흥행을 방어하는 동시에 계열사의 재무 재편과 투자 계획에 실질적으로 힘을 싣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한화가 유증의 필요성을 '말로만'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금 부담을 직접 나누는 방식으로 시장을 설득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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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이 이번 증자로 확보하는 자금 가운데 상당 부분은 차입금 상환에, 나머지는 태양광 등 미래 성장 투자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제 시장이 보게 될 지점은 유증 그 자체보다 조달된 자금이 실제로 재무 안정으로 이어지고, 더 나아가 사업 경쟁력 개선으로 이어지느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증 이후 투자 성과와 실적 개선 기대를 바탕으로 시장 평가를 바꿔놓았다. 한화솔루션은 자금 사용의 결과를 입증해내며 다른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