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03일(금)

스페이스X가 바꾼 종목 분류... 미래에셋증권, 기존 증권주 잣대 뛰어넘나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기업공개(IPO) 절차에 들어가면서 국내 자본시장에서 미래에셋증권을 다시 보려는 시선이 커지고 있다. 관심은 단순 수익 기대감에만 있지 않다. 미래에셋증권이 주주총회에서 밝힌 스페이스X·X·xAI 관련 평가이익은 1조3천억원이다. 이는 미래에셋증권의 2025년 연결 세전이익 2조800억원의 62.5%에 해당한다. 같은 해 해외법인 세전이익 4981억원과 비교하면 약 2.6배다. 비상장 기술기업 투자 성과가 연간 이익 구조에서 무시하기 어려운 비중으로 올라온 셈이다.


스페이스X 쪽 숫자도 작지 않다. 로이터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비공개 상장 서류를 제출했다. 시장에서는 기업가치를 1조7500억달러에서 2조달러 이상으로, 조달 규모는 500억달러를 넘어 최대 750억달러 수준까지 거론하고 있다. 


2026-04-03 14 23 33.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뉴스1


다만 이는 확정치가 아닌 시장 관측 단계다. 실제 이 정도 규모로 상장이 성사되면 사우디 아람코를 넘어서는 사상 최대급 IPO가 될 수 있다. 스페이스X는 xAI를 합병해 로켓, 스타링크, 인공지능 자산을 함께 거느린 구조로 재편된 상태다.


미래에셋증권이 공개한 투자 성과도 이미 숫자로 확인됐다.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스페이스X, X, xAI 등 머스크 관련 3개 기업에 대한 투자액이 6100억원이라고 밝혔다. 2025년 결산 재무제표 기준 평가금액은 1조9천억원, 평가이익은 1조3천억원에 달한다고 했다. 향후 스페이스X 투자금 회수 계획에 대해서는 재무적 투자자로서 성장성과 독점적 경쟁력을 고려해 투자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 대목에서 미래에셋증권을 보는 시장의 잣대가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그동안 회사 평가는 브로커리지, 자산관리, 투자은행, 트레이딩, 해외법인 실적이 중심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비상장 기술기업 투자 성과가 연간 세전이익의 절반을 훌쩍 넘는 규모로 부각됐다. 초대형 비상장 기술기업 투자 성과도 이제 회사 가치를 가르는 변수로 올라온 셈이다. 이 해석의 출발점은 기대가 아니라 공개된 실적 숫자다.


증권가도 실제로 밸류에이션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NH투자증권은 3월 25일 미래에셋증권 목표주가를 7만원에서 11만원으로 올렸다. 상향 폭은 57.1%다. NH투자증권은 스페이스X 선제 투자에 따른 수익성을 핵심 근거로 들었고, 최근 xAI 후속 투자와 상장 이후에도 엑시트 계획이 없다는 점을 함께 짚었다. 상장 뒤에도 주가에 연동된 평가손익이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


회사도 주총에서 같은 방향의 전략을 내놨다. 회사는 '제2의 스페이스X'를 발굴해 다시 투자하는 자본 선순환 구조를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김 부회장은 "투자 성과를 미래 산업에 재투자해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수익 창출 기반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자기자본 투자 성과를 다음 성장 산업 투자로 잇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이번 스페이스X IPO는 미래에셋증권의 투자 성과를 확인하는 데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시장이 회사를 평가하는 기준에도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 해외법인 실적뿐 아니라 초대형 비상장 기술기업 투자 성과까지 함께 봐야 한다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