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살기'의 성지로 불리며 전 세계 여행객들의 사랑을 받았던 태국 치앙마이가 최악의 대기오염에 신음하고 있다.
지난 1일(현지 시간)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대기오염 조사 기관 '아이유에어(IQAir)'는 최근 치앙마이를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도시 중 하나로 지목하며 경고등을 울렸다.
실제로 전날 태국 전역에서 포착된 화재 지점은 무려 4750곳에 달했다. 이날 오전 치앙마이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매우 해로움' 수준까지 치솟으며 하늘을 뿌얗게 뒤덮었다. 대기질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현지 거주 영유아와 노약자들 사이에서는 코피와 발진, 알레르기 등 건강 이상 증세가 속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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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부터 현지에 정착해온 한 주민은 자녀의 건강을 우려해 이주까지 고민 중이다. 그는 치앙마이로 옮겨온 뒤 아이들이 잦은 코피를 쏟고 있다며 "아이에게 문제가 생기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휴양지의 여유 대신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셈이다.
숨 막히는 오염의 주범으로는 '논밭 태우기' 관행이 꼽힌다. 파종 전 논밭을 태우는 농가의 습관이 건조한 날씨와 만나 산불로 번지면서 미세먼지를 폭발적으로 늘리고 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태국 정부는 화재 위험이 큰 국립공원을 폐쇄하고 불법 방화범을 즉각 체포하겠다는 강수를 뒀다. 유죄가 확정되면 최대 20년의 징역형이나 200만바트(약 93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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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다못한 주민과 환경단체들은 정부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지난해 7월 치앙마이 주민 약 1700명은 쁘라윳 짠오차 전 총리와 정부 기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정부가 대기오염 저감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지 않아 기대수명이 약 5년 줄었다"고 주장하며 강력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