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 부문을 이끄는 노태문 사장이 사령탑에 오른 지 1년이 지났다.
지난해 4월 직무대행으로 경영을 맡은 뒤 11월 정식 부문장에 오른 그는, 리더십 공백 속에서 조직을 빠르게 안정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취임 초기 노 사장은 모바일(MX) 사업부에서 입증한 강한 실행력과 속도 중심의 조직 문화를 전사로 확산하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각 사업부의 기술 협업이 원활히 이뤄지는 통합 구조가 자리잡게 됐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 사장 / 뉴스1
특히 모바일 중심의 AI 역량을 TV와 가전으로 확장하는 전략은 눈에 띄는 변화로 꼽힌다. 'AI 컴퍼니' 비전을 앞세운 이후, AI 가전은 단순 기능을 넘어 제품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부상했고, 프리미엄 TV 전략까지 견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적 측면에서도 외형 성장은 유지됐다. MX 사업부는 연간 매출 129조 원을 돌파했고, 영상디스플레이(VD)와 가전 역시 57조 원대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아직 성과를 단정하기엔 이르다"는 시각이지만, 전반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다만 과제도 분명하다. 모바일 중심의 실적 구조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고, TV와 가전 사업의 수익성은 악화 압박을 받고 있다.
특히 VD 사업부는 적자를 기록하는 등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다. 시장 축소와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까지 겹치며 부담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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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노 사장은 취임 1주년을 맞은 직후인 4월 1일 일본 도쿄를 방문하며 현장 경영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일 한국경제에 따르면 노 사장은 이날 일본 3대 통신사 중 하나인 소프트뱅크 등 주요 고객사와 만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일본은 애플 아이폰이 50% 이상의 점유율로 시장을 장악한 곳으로, 삼성전자에겐 '난공불락' 시장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AI 기능을 앞세운 갤럭시 S 시리즈가 현지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으며 분위기는 달라졌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회사가 유독 고전해 온 일본에서 반등의 실마리를 보인 건데, 이를 기회삼아 노 사장이 직접 현장 점검에 나선 것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 사장 / 뉴스1
노 사장의 이번 행보는 통신사 유통망이 핵심인 일본 시장 특성을 고려할 때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필수적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NTT도코모, KDDI에 이어 소프트뱅크까지 주요 유통망을 모두 확보하며 경쟁 기반을 갖췄다. 여기에 최신 갤럭시 시리즈를 일본 1차 출시국에 포함시키는 등 전략적 위상도 높였다.
노 사장의 지난 1년이 '안착'의 시간이었다면, 이제는 성과로 증명해야 할 시점이다. DX 부문 전체의 균형 잡힌 성장과 수익성 회복, 그리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재도약이 노 사장이 올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