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매체가 3000만 원짜리 드론으로 1조원 상당의 미군의 전략 자산을 파괴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30일(현지 시간) 이란 반관영 피르스통신은 앞서 27일 사우디아라비아 공군기지에서 파괴된 미군 E-3 센트리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를 공습한 것은 3000만 원 상당의 샤헤드 드론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이날 사우디 미군 공군기지를 향해 탄도미사일 6발과 드론 29대를 발사했다. 이 공격으로 최소 3억 달러(한화 약 4500억 원)에서 최대 5억 달러(한화 약 7544억 원) 가치의 E-3 센트리가 파괴됐다.
E-3 센트리가 완파된 모습 / BBC
파르스 통신은 "이번 전쟁에서 중요한 대목 중 하나로 현대전에서 정보 전술과 비대칭적 타격이 조합된 명확한 사례"라고 분석했다.
샤헤드-136 드론은 피스톤 엔진을 탑재하고 작전 반경 2500㎞, 15시간 연속 비행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파르스 통신은 "복잡한 방공망을 뚫고 적의 핵심 자산을 정밀 타격할 수 있으며, E-3 센트리와 가격을 비교하면 3만 대 1 비율"이라며 비용 효율성을 강조했다.
이란 매체는 "이번 공격은 고가의 첨단 시스템이라도 저가의 스마트한 공격에 취약하고 정보 지원이 없다면 복잡한 장비도 파괴될 수 있다는 전술적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또한 "공중 작전에서 압도적이라는 적들의 자신감을 꺾는 심리적 효과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습으로 미군 최소 12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E-3 센트리의 실제 가격은 이란 언론 주장과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관련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NBC 뉴스 인터뷰를 통해 러시아 위성이 사우디 프린스 술탄 기지를 사전에 촬영했으며, 해당 정보가 이란에 제공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17(서울 ADEX 2017)' 미디어데이에서 E-3 센트리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전시되어 있다. 2017.10.16 / 뉴스1
젤렌스키 대통령이 NBC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 위성이 3월 20일, 23일, 25일 각각 해당 공군기지를 촬영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첫 번째 촬영은 준비 단계, 두 번째는 모의 훈련, 세 번째는 하루 이틀 내 공격 감행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해당 정보를 어떻게 입수했는지와 실제 위성 사진은 공개하지 않았다.
러시아의 이란 지원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개전 초기 이란이 중동 내 미군 기지 방공 체계를 연속으로 파괴한 배경에 러시아 위성 정보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전쟁이 한 달 넘게 지속되는 동안 러시아가 샤헤드 드론을 개량한 '게란-2' 드론 등을 이란에 지원하고 있다는 주장도 계속 나왔다. 러시아 측은 이러한 주장들을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하고 있다.
파괴된 E-3 센트리는 공중에서 지휘통제센터 역할을 수행하는 미군의 핵심 전략 자산이다. 수백 ㎞ 밖의 적을 탐지하고 전투기를 지휘하는 레이더 지휘기로, 단 한 대로도 수백 개 목표를 동시 추적할 수 있어 미군의 '눈과 두뇌' 기능을 담당한다. 이란의 이번 공격을 두고 '미국의 눈이 파괴됐다'는 표현이 나오는 이유다.
2026년 3월 1일 이란 테헤란에서 발생한 폭발로 인해 연기 기둥이 스카이라인 위로 솟아오르고 있다 / GettyimagesKorea
문제는 현재 미군이 E-3 센트리를 대체할 적절한 전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사우디 공군기지 공격 당시 운용 가능한 E-3 센트리는 16대에 불과했으며, 이는 10년 전 약 30대에서 크게 감소한 수치"라고 보도했다.
퇴역 공군 대령 존 베너블은 월스트리트저널에 "E-3 센트리 파괴는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며 "걸프 지역 상황 파악과 상황 인식을 유지하는 미군 능력에 타격을 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