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31일부터 아파트에 유골을 안치하는 이른바 '유골방' 관행을 법으로 금지하는 새로운 법률을 시행했다. 부동산 침체로 공실이 늘어나면서 비싼 묘지 대신 아파트를 유골 보관소로 활용하는 사례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급속한 고령화와 도시화가 이런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작년 중국의 사망자 수는 1130만명으로 2015년 980만명에서 크게 늘었다. 출생자 수 790만명을 340만명이나 웃도는 수치다.
웨이보 캡쳐
묘지 공급 부족으로 장례 비용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중국의 평균 장례 비용은 약 3만7375위안(약 825만원)으로 일본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이다. 평균 연봉의 45%에 달하는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반면 아파트 가격은 중국 정부가 "주택은 투기 대상이 아니라 거주를 위한 것"이라고 선언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묘지는 비싸지고 아파트는 싸져 가격 역전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어떤 공간이 거주 공간으로 가치를 잃으면 소비자들은 새로운 가치를 찾기 마련"이라며 "경제성과 사랑하는 사람의 유해를 기린다는 측면에서 중국의 아파트가 유골을 보관하는 장소로 탈바꿈했다"고 분석했다.
제도적 차이도 유골방 선호에 영향을 미쳤다. 주거용 부동산은 정부로부터 70년 사용권을 받지만 묘지 부지는 20년 임대로만 이용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아파트가 더 경제적이라는 계산이다.
가문 중심의 전통적 가치관이 강한 중국에서는 여러 가구의 아파트를 보유한 자산가들 사이에서 유골방 관행이 더욱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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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롭게도 유골방에 대한 젊은 세대의 인식은 그리 부정적이지 않다. FT가 중국 소비자들을 인터뷰한 결과 "일부 젊은 세입자들은 건물에 유골을 보관한 집이 있어도 월세가 낮아진다면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새 법 시행과 함께 생태 장례라는 대안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바다에 유골을 뿌리는 해양 장례 등이 대표적이다. 비용이 저렴하고 환경과 토지 부족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베이징의 한 묘지 판매 플랫폼 관계자는 "현재 베이징에서는 고객의 30~40%가 생태 장례를 선택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법적 금지에도 불구하고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중국 내 한 관계자는 "새로운 법이 기업이나 부동산 중개업자가 공개적으로 유골방을 판매하는 행위는 막을 수 있겠지만 개인 가족들은 조용히 이 관행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