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핵심 석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 점령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동 지역 미군이 5만 명 이상으로 증강된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Korea
지난 29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의 석유를 확보하고 싶다"며 하르그섬 점령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그는 "우리가 하르그섬을 점령할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선택지는 많다"면서도 "점령한다면 일정 기간 그곳에 머물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르그섬의 방어력에 대해서는 "사실상 방어 능력이 없는 것 같다. 매우 쉽게 점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페르시아만에 위치한 하르그섬은 이란 석유 수출량의 상당 부분을 처리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구상을 베네수엘라 사례에 빗댔다. 미국은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 붕괴 이후 베네수엘라의 석유 이권을 확보한 바 있다.
이란 하르그섬 / IRNA(이슬람 공화국 통신)
다만 전문가들은 하르그섬 점령이 현실화될 경우 미군 사상자 증가와 전쟁 비용·기간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란 본토와 연결된 지리적 특성상 장기 주둔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경 발언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진전도 강조했다. 그는 "파키스탄을 통한 미·이란 간접 협상이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상대방은 매우 전문적인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파키스탄 국적 유조선 통과를 허용한 것에 대해서는 "백악관에 대한 선물"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제시한 새 협상 시한인 4월 6일까지 이란이 합의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에너지 부문 공격에 나설 수 있다고 재차 경고했다. 이스라엘 채널14와의 인터뷰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이미 확보했다며 이 해협을 "트럼프 해협"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번 발언은 이란과의 협상에서 압박 수위를 높이는 동시에 석유 확보라는 실익을 추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하르그섬 점령 발언이 실제 군사 행동으로 이어질지, 협상용 압박 카드에 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