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를 맞아 전국 초중고교에서 학생들의 단체채팅방(단톡방) 활동을 금지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단톡방을 통한 사이버 괴롭힘이 학교폭력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면서 교사와 학부모들이 예방 차원에서 강력한 통제에 나서고 있다.
30일 SBS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 한 초등학교 2학년 교사 이 모 씨도 새 학기를 맞아 모든 학급 교사가 학생들에게 '단톡방 금지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 씨는 "저학년 아이들은 단톡방을 많이 만들지는 않아 크게 강조하지 않는 편이지만 고학년 아이들은 다르다"며 "SNS로 학폭이 많이 발생해서 고학년 학급의 경우 주에 한 번 정도 지속적으로 단톡방 금지 공지를 내린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스타그램 가입 가능 연령인 만 14세 이상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카카오톡보다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디엠)가 더 선호되면서 '단체디엠방'(단뎀방) 금지도 강조되고 있다.
서울 한 여자고등학교 1학년 교사 이 모 씨는 매체에 "요즘은 아이들이 카카오톡보다 인스타그램 디엠을 더 많이 쓰고, 통화도 인스타그램 채팅방 기능을 사용해서 아이들끼리 서로 전화번호도 잘 모른다더라"고 말했고, 양천구 중학교 2학년생 권 모(14) 군도 "담임 선생님이 새학기 첫 조례 때부터 어른이 참여하지 않는 인스타 카카오톡 단톡방을 금지하셨다"며 "다른 반 친구한테도 물어보니까 똑같아서 아마 학교 자체에서 그렇게 말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학교폭력에 대한 우려는 실제 통계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12월 서울경찰청이 서울 초중고교생 6만 7천9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17.9%가 '학내 학교폭력 또는 청소년 범죄'에 대해 "심각하다"고 답했다. 또 '학교폭력을 경험하거나 목격한 적 있는지'에 대해서는 11.2%가 "있다"고 했고, 피해 유형으로는 '언어폭력'이 30.3%로 가장 많았다.
SNS에서도 단톡방에 대한 학부모들의 걱정이 이어지고 있다.
스레드에는 "실제로 내 딸이 (학폭에) 말렸었음 그 뒤로 단톡방 절대 있지 말고 톡으로 별별 얘기 하지 말라고 함", "하지마라 했는데도 하기에 폰을 뺏어버린 나란 애미", "단톡방 금지. 근데 수시로 확인해도 또 만들어져있고 그러더라고" 등의 댓글이 올라왔다.
이처럼 학부모들이 단톡방 관리에 더욱 신경 쓰는 이유는 학폭 이력이 대학 입시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2026년도 대학 수시모집에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비롯해 부산대·국립부경대·전북대·경상국립대 등에서 일부 지원자들이 학교폭력 이력 때문에 불합격됐다. 지난해에는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가 학교폭력 4호 처분을 받은 수험생을 합격시킨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후 논란이 되자 학교 측에서 합격생의 입학을 최종 불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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