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에서 뛰던 선수가 갑자기 쓰러지거나, 체력 측정 중이던 군 장교가 급작스럽게 숨지는 사건들이 종종 보도된다. 이처럼 증상 발생 후 1시간 안에 사망에 이르는 현상을 의학계에서는 '돌연사' 또는 '돌연심장사'로 분류한다.
30일 의료진에 따르면 심장 질환자 중 절반 이상이 돌연사로 사망하며, 연간 인구 1000명 중 1~2명이 이 같은 상황에 직면한다. 남성의 발생률이 여성보다 4배가량 높아 남성들의 각별한 경계가 요구된다.
돌연사로 가는 최종 경로는 '심실세동'이라는 치명적 부정맥이다. 심장의 혈액 순환 기능이 완전히 마비되는 이 상태를 의료진은 '화약고 폭발'로 표현하기도 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이런 참사를 불러오는 질병은 여러 가지인데, 급성 심근경색과 협심증 등 허혈성 심장 질환이 전체 돌연사 사례의 약 80%를 담당한다.
나이에 따라 원인도 달라진다. 35세 미만에서는 선천성 심혈관 질환이 주요 원인인 반면, 35세 이상에서는 관상동맥 질환이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 독감 등 전신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급성 심근염이나 수면 중 교감신경 흥분으로 발생하는 심장 발작도 중요한 위험 요소다.
돌연사는 대부분 심장 구조 이상이 있을 때 나타나므로, 위험 요소를 사전에 확인하고 조기 진단하는 것이 핵심이다. 주요 위험 요소는 흡연,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가족력 등이다.
흡연은 심장병의 최대 적으로 우리나라 40대 돌연사와 직결된다. 높은 콜레스테롤은 심근경색 위험을 증가시키고, 고혈압과 당뇨는 동맥 손상을 가속화하며 각종 합병증을 유발하므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정신적 스트레스도 자율신경계를 자극해 맥박과 혈압을 올리며 심장 질환에 직접 영향을 준다.
돌연사를 예고 없는 재앙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지만, 인체는 반드시 마지막 경고 신호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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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서남병원 순환기내과 고종훈 과장은 "급작스러운 호흡곤란이나 빨라진 맥박, 가슴을 찢는 듯한 통증이나 바위로 누르는 듯한 불쾌감이 30분 이상 계속될 때, 통증이 어깨나 목, 팔로 퍼지면서 식은땀과 현기증이 함께 나타난다면 바로 전문의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성인병 환자나 심한 코골이로 수면 무호흡이 자주 발생하는 경우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돌연사 예방의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정기 검진을 통한 심장 상태 파악이다. 40대 이후 중장년층은 연 1회 심장 초음파, 심전도, 혈액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검사만으로 모든 돌연사를 완벽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전문의와의 지속적인 상담으로 위험 요소를 차례로 제거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고종훈 과장은 "평소와 달리 운동 능력이 급격히 저하되거나 가슴 통증을 느낀다면 주저하지 말고 순환기내과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며 "기본 검사로도 대부분의 심장 질환 진단이 가능하고, 이런 관심과 실천이 소중한 생명을 보호하는 가장 강력한 방어막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