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오후 8시 30분, 서울 시내 주요 랜드마크들이 일제히 어둠에 잠겼다. 남산타워를 비롯해 롯데월드타워, 63빌딩, 숭례문, 국회의사당, 반포대교 등이 동시에 조명을 끈 것이다.
이는 정전이 아닌 자발적 참여였다.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어스아워(Earth Hour)' 캠페인에 동참한 결과다. GS건설, 한국씨티은행 등 기업 사옥들도 함께 소등에 나섰다.
어스아워는 WWF(세계자연기금) 주도로 매년 진행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연보전 캠페인이다.
아워어스 캠페인 동참한 남산 타워 / 뉴스1
2007년 호주 시드니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현재 전 세계 190여 개국이 참여하는 글로벌 환경 운동으로 발전했다. 기후위기와 자연 파괴의 심각성을 알리고 시민들의 환경 보호 의식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올해 캠페인에는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유명 건축물들이 참여했다. 프랑스 에펠탑, 호주 오페라하우스, 중국 만리장성도 같은 시간 조명을 껐다.
1시간 동안 진행된 이 캠페인은 전 세계가 동시에 기후변화 대응 의지를 표현하는 상징적 행사가 됐다.
1시간의 소등만으로는 실질적인 에너지 절약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주최 측은 전 세계가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는 메시지 전달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개인도 가정에서 1시간 동안 불을 끄는 방식으로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다.
아워어스 캠페인 동참한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 동상 / 뉴스1
전기와 기후변화의 연관성이 소등 행위를 통한 환경 운동의 배경이다. 세계에너지기구(IEA)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에너지 관련 이산화탄소 배출량 378억톤 중 발전 부문이 139억톤으로 36.8%를 차지했다.
전력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전체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셈이다.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발전 구조가 문제의 핵심이다. IEA에 따르면 2024년 화석연료가 세계 발전량의 60% 가량을 담당했다.
우리나라도 화석연료 발전 비중이 50% 수준에 달한다. 전기가 생활 필수품이면서도 동시에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이 되는 이유다.
한국 WWF는 올해 '지구상의 이유로 쉽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일상 속 작은 휴식을 통해 지구를 위한 행동에 동참하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어스아워' 캠페인 동참한 숭례문 / 뉴스1
불을 끄고 휴식하는 행위가 개인의 쉼이자 지구를 위한 실천이 될 수 있다는 의미를 강조했다.
현재까지 약 5000명의 시민과 175개 어린이 기관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한국 WWF는 참여 시민들에게 '지구상의(上衣)' 티셔츠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어린이 참가자를 위한 굿즈와 교육자료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