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시에서 자신의 이름과 집 주소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80대 남녀가 발견돼 현지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23일 일본매체에 따르면 지난해 8월 25일 서로를 '아빠', '엄마'라고 부르며 의지하고 있는 이들은 오카자키성 공원 인근을 배회하다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발견 당시 소지품 중 신분증이 전혀 없었으며, 정신을 차려보니 공원이었다는 말 외에는 자신들이 어디서 왔는지조차 설명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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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고가 없는 타지에서 노숙 생활을 이어가던 두 사람은 공원 노점상들이 건네는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며 버텨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남성은 키 163cm, 여성은 152cm가량이며 현재는 관계 기관의 보호를 받고 있다.
이들은 본명은 잊었지만 1982년 지바현 요쓰카이도시로 이사했던 기억과 남성이 말띠라는 점, 과거 부친과 형제들이 목수로 일했다는 구체적인 삶의 파편들은 간직하고 있다.
특히 일본 소비세가 3%였던 1989년에서 1997년 사이 절을 찾아가 자신들이 묻힐 묘자리를 미리 정해두었다는 기억도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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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은 전처와의 이혼 문제로 갈등을 겪다 지바시로 이주한 뒤 지금의 아내와 결혼했다는 과거사까지 털어놓으며 신원 파악의 실마리를 제공했다.
두 사람은 지바현에서의 생활을 가장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무사고 운전자에게 발급되는 '골드 운전면허증'을 보유했거나 지바역 앞 소고 백화점을 자주 방문했으며, 골프와 도쿄 디즈니랜드 나들이를 즐겼던 추억만큼은 뚜렷했다.
일본 누리꾼들은 서로를 부모 호칭으로 부르는 점을 미뤄보아 자녀가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왜 가족의 실종 신고가 없는지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지난 2001년 지바현에서 실종된 부부와 인상착의가 흡사하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으며, 현지 지자체는 온라인을 통해 이들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한 정보 제보를 호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