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가 지난해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사용을 금지한 데 이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도 유사한 법안이 추진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규제 움직임 속에서 한국은 전면 금지보다는 중독성 알고리즘 제한을 통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22일 블룸버그 등 해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는 16세 미만 아동과 청소년의 SNS 접근을 차단하는 법안을 검토 중이다. 메타와 같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본거지인 실리콘밸리를 보유한 캘리포니아에서 이런 움직임이 나온 것은 의미가 크다.
사회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가 저서 '불안세대'에서 제기한 바와 같이, SNS가 청소년 정신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다. 해당 법안은 SNS 접근 최소 연령을 규정해 미성년자 이용을 제한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현재 영국, 덴마크, 노르웨이를 포함한 유럽 13개국이 청소년 SNS 금지 방안을 검토하거나 관련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들에서도 비슷한 규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런 규제 움직임의 배경에는 소셜미디어가 스크린 중독, 사이버 괴롭힘, 불안과 우울증 등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지난 2월에는 케일리 G.M(20)이라는 미국 여성이 메타와 구글을 상대로 SNS 사용으로 인한 우울증과 자살 충동 악화를 이유로 소송을 제기해 화제가 됐다. 그는 로스앤젤레스 법정에서 "어린 시절이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사용에 완전히 지배당했다"고 증언했다.
반면 SNS 플랫폼 업체들은 연령 제한이 소외된 청소년들의 사회적 관계를 단절시키거나 더 위험한 플랫폼으로 내몰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이들은 일괄적 금지보다는 연령별 맞춤형 안전 기능 제공이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국내에서도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논의되거나 정부 차원의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전면적 연령 제한보다는 알고리즘 규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전면 규제가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과 사회적 반발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김종철 방미통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인사청문회에서 청소년 SNS 금지법 검토 의사를 밝혔지만, 이후 논란이 일자 16세 미만 청소년 SNS 차단이 아닌 다양한 대안 모색이라고 해명했다.
방미통위는 올해 2월 국회 업무보고를 통해 아동·청소년 SNS 과의존 대응 방안 마련 계획을 발표했다. SNS 및 알고리즘 정의 규정을 신설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준비도 예고했다.
구체적으로는 아동·청소년의 서비스 가입 시 부모 동의 의무화나 중독성 알고리즘 제한 등 과의존·중독 예방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 청소년, 학부모, 교사 등을 대상으로 한 의견 수렴 과정이 진행 중이다.
방미통위
김 위원장은 지난 2월 5일 '아동·청소년의 SNS 사용 관련 열린 간담회'를 개최해 청소년들의 의견을 직접 청취했다. 참석한 청소년들은 "SNS를 전면 금지, 규제한다면 청소년들이 나이를 속이거나 어둠의 경로로 빠질 위험이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김 위원장은 당시 "청소년들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의견을 출발점으로 삼되 앞으로는 공식적인 자료를 토대로 전문가 의견을 함께 수렴하며 문제를 진단하고, 어느 수준까지의 대응이 사회적으로 수용 가능한지 숙의하는 공론화 과정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방미통위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올해 하반기 내 마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