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유럽에 이어 러시아 현지 법인 설립을 추진하며 '포스트 차이나·아메리카'를 향한 글로벌 영토 확장에 박차를 가한다.
20일 신동원 농심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농심 본사에서 열린 제62기 정기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네덜란드 유럽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올해는 러시아 현지 법인을 설립해 CIS(독립국가연합) 지역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기존 북미와 중국 시장의 성공을 바탕으로 동유럽과 중앙아시아라는 신흥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농심은 20일 서울 동작구 본사에서 제62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 사진 제공 = 농심
글로벌 확장세와 달리 인수합병(M&A)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신 회장은 관련 질문에 "지속적으로 검토는 하고 있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며 "올해 여러 대외 환경이 어려운 상황이라 작년처럼 적극적으로 추진할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스낵 사업에 대해서도 "열심히 하려고 노력 중이지만 쉽지 않은 면이 있다"며 라면과 스낵 양대 사업의 균형 있는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신동원 농심 회장이 20일 서울 신대방동 농심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 직후 취재진과 만나 발언을 하는 모습. / 뉴스1
이번 주주총회의 핵심 화두 중 하나는 '오너 3세' 신상열 부사장의 이사회 진입이었다. 이날 농심은 신상열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신 회장은 장남 신 부사장의 이사회 입성에 대해 "젊은 나이에도 회사에 애정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만큼 충분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중장기 비전 설립 및 추진 등 역량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신 부사장은 현재 미래사업실을 이끌며 농심의 중장기 전략인 '비전 2030' 실행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병학 농심 대표이사 / 사진 제공 = 농심
경영 실무를 총괄하는 이병학 대표이사는 올해 경영 지침을 'Global Agility & Growth(글로벌 대응력 강화와 외형 성장)'로 선언했다.
이 대표는 "2026년은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격변하는 경영 환경과 국내 시장 성장 둔화 등 어려운 여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농심은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과 유연한 실행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한 세 가지 중점 전략을 밝혔다. 우선 이 대표는 "해외 사업의 회복과 성장 가속화에 집중하겠다"며 "미국과 중국 등 전략 국가의 성과를 지속하는 한편, 신규 전략 시장 확장을 위한 기반을 강화하고 녹산 수출 신공장과 해외법인 간의 공급 체계를 안정적으로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마케팅 및 판매 역량을 고도화하겠다"며 "글로벌 협업과 온·오프라인의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시장별 맞춤형 제품·브랜드·채널 전략의 실행력을 높이겠다"고 전했다.
사진 제공 = 농심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국내 시장의 질적 성장을 위해 수익 구조를 강화하고 경영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중장기 체질 개선을 지속하겠다"며 "신상품·신사업 등 신규 카테고리 확대를 통해 국내 성장 동력을 강화하고 추가 매출원 발굴에도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농심은 2030년까지 매출 7조 3,0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40% 수준인 해외 매출 비중을 61%까지 끌어올리는 체질 개선에 주력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