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25세 청년 왕관란이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금 생산업체 지분으로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다. 지정학적 위기로 인한 금값 상승이 그의 자산을 단숨에 12억달러(약 1조7800억원)까지 끌어올렸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왕관란은 중국 금 생산 기업 링바오골드(Lingbao Gold Group) 지분 31%를 보유하고 있다. 그의 순자산 중 약 10억달러는 링바오골드 지분이며, 나머지는 선전 상장사인 알루미늄 휠 제조업체 지분으로 구성됐다.
링바오골드 주가는 지난 1년간 400% 이상 급등했다. 이란 전쟁과 베네수엘라 정세 불안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금으로 몰린 결과다. 이 같은 금값 랠리로 왕관란의 자산은 1년 사이 폭증했다.
링바오골드는 글로벌 확장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파푸아뉴기니의 심베리 금광 지분 50%를 인수했고, 에콰도르의 다이너스티 골드 프로젝트에도 참여하며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2000년생인 왕관란은 조지워싱턴대 경영대학에서 국제관계학과 경제학을 전공했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학업을 중단하고 귀국해 가업에 합류했다.
흥미롭게도 그는 과거 '도미니쿠스(Dominicus)'라는 필명으로 활동한 유명 여행 블로거였다. 2019년에는 캐세이퍼시픽 일등석 항공권을 파격 할인가에 구매했다는 소식으로 외신에 보도되기도 했다.
왕관란은 20세에 귀국하면서 가족 기업 '선전 제시웨이예 홀딩스' 회장직을 맡았다. 여행 블로거에서 기업 경영인으로 완전히 변신한 것이다.
그의 아버지 왕웨이둥은 중국 금융계의 거물이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 관료 출신으로 중국 국제금융공사(CICC) IB 부문을 거친 베테랑 금융인이다.
왕웨이둥은 초기에 사모펀드(PE) 사업에 집중했으나, 2021년 규제 당국으로부터 징계를 받으면서 사업 방향을 '실물 금'으로 전환했다. 2016년 국영 기업으로부터 링바오골드 지분을 인수해 기반을 다진 후, 아들에게 지분을 넘기며 승계 작업을 완료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현재 링바오골드는 연간 매출 16억달러(약 2조3800억원)를 기록하며 금뿐만 아니라 은, 구리 생산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링바오골드의 연간 금 생산량은 10톤 미만으로 중국 최대 국영 기업인 쯔진마이닝(약 90톤)에 비해서는 적은 수준이다. 하지만 민간 기업 특유의 신속한 의사결정과 효율적인 비용 관리가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 중개 전문업체 J. 로트바르트의 설립자 조슈아 로트바르트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큰 환경에서는 실물 자산과 밀접한 민간 생산자들이 국영 기업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