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12일(목)

이은미 연임 앞둔 토스뱅크 '엔화 반값' 사고... 이승건의 토스식 혁신, 다시 시험대

토스뱅크의 이은미 대표 연임을 앞두고 외환 시스템 사고가 터졌다. 지난 10일 오후 7시 29분부터 약 7분간 토스뱅크 앱에서 일본 엔화 환율이 실제 시세의 절반 수준인 100엔당 약 472원으로 잘못 적용됐고, 자동 매수 기능을 설정한 일부 이용자들은 실제로 해당 가격에 거래를 체결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임 절차가 막바지로 향하는 시점에 벌어진 이번 사고는 토스뱅크의 실적이 아니라 시스템 신뢰 문제로 번지고 있다.


토스뱅크는 오류 확인 직후 엔화 환전 거래를 일시 중단했다. 시스템 점검을 거쳐 이날 오후 7시 37분쯤 환율 표기를 원상 복구하고 정상화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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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측은 "내부 점검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잘못된 환율이 적용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해당 시간 동안 발생한 환전 거래 규모와 구체적인 거래 내역을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사고 지속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금융 서비스에서는 어떤 오류가 실제 거래로 이어졌느냐가 중요하다. 환율 표시 오류를 넘어 자동 매수 체결까지 발생했다면, 단순한 앱 장애로만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 민감한 대목은 시점이다. 토스뱅크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이 대표를 차기 대표 후보로 단독 추천했고, 오는 31일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연임이 확정될 예정이다. 임추위는 이 대표의 지난 임기 성과로 성장성, 수익성, 영속성, 건전성 등을 제시했다. 보증부 대출 확대를 통한 여신 포트폴리오 개선 등도 높이 평가됐다. 연임의 명분은 '성과' 쪽에 놓여 있었다.


실적 지표는 긍정적이었다. 토스뱅크는 2024년 순이익 457억원을 기록하며 출범 이후 첫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2년 전 취임 당시 이은미 대표는 "혁신 DNA를 이어가겠다"고 밝히면서 "재무적 안전성과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해 성장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겠다"고도 강조했다. 성장을 이어가되 금융회사로서의 기본인 안정성과 통제도 함께 강화하겠다는 취지였다.


이번 사고는 그 약속이 얼마나 지켜졌는지를 정면으로 묻는다. 점포도 창구도 없는 인터넷은행에서 신뢰의 실체는 결국 시스템이다. 환율이 잘못 설정됐는데 매수가 자동으로 체결됐다. 오류 발생 시 자동 체결을 막는 통제 장치가 충분히 작동했는지 의문을 남긴다. '엔화 반값'이 7분짜리 해프닝으로 끝날 수 없는 이유다. 성적표만으로 연임을 논하기 어렵다는 비판도 그래서 나온다.


이 때문에 시장 일각에서는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의 인식과 메시지가 주목된다는 견해도 나온다. 토스뱅크는 별도 법인이지만, 토스라는 브랜드와 서비스 철학의 연장선 위에서 성장해 온 조직이다. 비바리퍼블리카는 보통주 기준 토스뱅크 지분 26.05%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 / 사진제공=토스뱅크이은미 토스뱅크 대표 / 사진제공=토스뱅크


그동안 토스는 빠른 사용성,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기존 금융권과 다른 속도를 앞세워 몸집을 키워 왔다. 그러나 금융에서는 빠른 혁신만이 답이 아니다. 혁신이 통제와 정확성 위에서 작동하고 있는지, 창업자인 이승건 대표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시장이 묻기 시작했다.


은행 신뢰는 흑자 발표 때가 아니라 사고 수습 때 드러난다. 이은미 대표가 쌓아온 실적이 지금 그 시험대에 올라 있다. 특히 환율처럼 고객 거래의 기준이 되는 숫자에서 오류가 발생했고, 그것이 실제 체결로 이어졌다면 재발 방지 설명은 필수다.


31일 주총과 이사회에서 연임안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반대 명분이 뚜렷하지 않고, 일정도 짜여 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환율 오류가 자동 매수 체결로 이어진 사고에 대해 토스뱅크는 아직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승건 대표가 설계해 온 토스식 혁신이 통제 위에서 작동하고 있는지, 시장의 시선은 거기로 향해 있다.


2026-03-11 09 30 00.jpg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