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 항공 노선 차질로 인해 중국 항공사들이 예상치 못한 수혜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아시아-유럽 간 항공 경로에 대규모 변화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 5일(현지 시간)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란 전쟁으로 페르시아만 주요 항공 허브 지역의 영공이 상당 부분 폐쇄되면서 항공업계에 연쇄 충격이 이어지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중동 지역을 경유하던 기존 아시아-유럽 노선의 항공료가 유가 급등과 우회 운항으로 인해 이전 대비 약 3배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항공료 폭등 현상은 구체적인 수치로도 확인된다. 이번 주 초 베이징-파리 직항편 이코노미석은 약 7만7000위안(약 1640만원)의 고가에도 불구하고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홍콩-로마 이코노미석의 경우 에미레이트 항공은 1만736홍콩 달러(약 203만원)에 판매했지만, 다른 항공사들은 좌석 부족을 이유로 13만5072홍콩 달러(약 2559만원)까지 가격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구글 플라이트 데이터에 따르면 과거 동일한 노선의 항공권 가격은 4400~6100홍콩 달러(약 83~115만원) 수준이었다. 현재 이들 항공편의 비행시간은 우회 운항으로 인해 대부분 20시간을 넘어서고 있다.
항공료 급등 현상은 아시아-유럽 노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남미와 북미 등 다른 목적지행 항공편도 비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홍콩발 뉴욕행 항공권은 약 50%, 페루 리마행은 70% 정도 가격이 오른 상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홍콩 전문 항공기 조종사 협회(HKPAPA) 회장 스티븐 청은 "중동 항공사들의 운항 중단으로 이용 가능한 승객 좌석이 급감하면서 항공권 가격이 상승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에미레이트, 에티하드, 카타르항공 등 중동 3대 항공사의 운항 중단으로 하루 1000~2000석에 달하던 공급량이 사라진 것이 결정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스티븐 청 회장은 또한 "중동 영공을 우회하면서 비행 거리와 시간이 증가해 연료 소모가 늘어난 점도 비용 상승에 영향을 줬다"고 덧붙였다.
홍콩 기업인 미라마의 최고운영책임자이자 국회의원인 앨런 찬 청이는 향후 전망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두바이 공항과 공역이 다시 열린다 해도 가격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수 있다"며 "승객들이 분쟁 위험 지역을 지나가는 비행에 대해 불안감을 느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항공사들은 중동 경유 없이 직항 노선을 운영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시장 점유율 확대 기회를 맞고 있다. 관광객들의 여객기 이용 패턴 변화와 함께 글로벌 항공 시장의 판도 재편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