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04일(수)

T1 없는 홍콩 결승도 매진... 해외 도전 '선방' LCK, 남은 과제는

'페이커' 이상혁의 T1이 지난해 월드 챔피언십에서 3연패를 달성하며 '월즈의 T1'이라는 수식어를 증명한 것처럼, '리그의 젠지' 역시 무대가 해외로 바뀐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는 이름이 됐습니다.


지난 1일 젠지는 홍콩 카이탁 아레나에서 개최된 2026 LCK컵 결승전에서 BNK 피어엑스를 3:0으로 꺾고, 이번 대회에서 단 한 번의 패배도 허용하지 않은 '전승 우승'으로 트로피를 들어 올렸습니다.


LCK 출범 이후 줄곧 국내에서 결승전이 치러졌던 것과 달리, 이번 LCK컵 결승은 이례적으로 해외에서 진행됐습니다. 앞서 지난 1월 27일 라이엇 게임즈는 2026 LCK컵 결승 진출전과 결승전을 홍콩 카이탁 아레나에서 개최된다고 밝히자, 일부 팬들은 "국내 리그의 정체성을 뒤흔드는 결정"이라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더군다나 '뷰어십의 악마'로 불리는 LCK의 인기팀 T1이 홍콩행에 오르지 못하면서 흥행을 걱정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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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라이엇 게임즈사진 제공 = 라이엇 게임즈


국제 대회가 아닌 국내 리그 결승이었고, LCK 10개 팀 가운데 가장 큰 팬덤을 보유한 T1이 빠진 상황에서 처음 시도되는 해외 결승전은 다소 무리한 도전처럼 비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LCK의 이번 시도를 단순한 모험이나 시행착오로만 치부하기도 어렵습니다. 


현재 LCK는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가장 경쟁력 있는 리그로 평가받고 있으며, 무엇보다 이상혁이라는 스타 선수를 중심으로 월드 챔피언십 무대에서 꾸준히 성과를 내며 글로벌 브랜드 가치를 쌓아왔습니다.


실제로 해외 팬들의 LCK 경기 시청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고, 일부 지표에서는 국내를 넘어설 만큼 글로벌 수요가 형성된 상황입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라이엇 게임즈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이번 해외 개최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뷰어십 수치로 확인해 온 해외 팬들의 관심을 현지에서 직접 확인하고, 시장 확대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에 가깝습니다.


결과적으로 지난 2월 28일과 3월 1일 양일간 홍콩 카이탁 아레나에서 열린 2026 LCK컵 결승 진출전과 결승전은 사전에 생겨났던 우려를 불식시켰습니다.


1만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복합 공간 카이탁 아레나는 예매 시작과 동시에 양일 티켓이 모두 매진됐고, 이틀간 약 1만 5000명의 방문객들이 경기장 인근에서 열린 팬 페스타를 찾았습니다. 이는 LCK가 하나의 '리그'를 넘어 '브랜드'로 자리하게 됐음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라이엇 게임즈


압도적인 실력으로 해외 팬들에게까지 '리그의 젠지'를 각인시킨 젠지와 함께, LCK 역시 성공적인 해외 데뷔를 치렀습니다. 다만 국내 리그가 넘어서야 할 진정한 과제는 이제부터입니다.


T1과 한화생명e스포츠 등 일부 구단을 제외하면, 상당수 LCK 팀이 스폰서십 약화와 수익 구조의 한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재정 위기는 곧 전력 약화로 이어집니다. 좋은 선수를 영입하지 못하고 육성 시스템에 대한 투자도 제한되면서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입니다. 최악의 경우 팀 존속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라이엇 게임즈


세계 무대에서의 위상과는 별개로, 리그의 지속 가능성은 또 다른 문제로 남아 있는 셈입니다. 그렇기에 이번 홍콩 결승은 LCK의 가능성과 구조적 한계를 동시에 드러낸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해외 시장에서의 확장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이제는 이를 장기적 성과로 연결하기 위한 글로벌 중계권 확보, 현지 파트너십 확대, 수익 다변화 모델 구축 등 '구조적 보완'이 필요한 순간입니다.


동시에 국내 팬들과의 접점을 약화시키지 않는 균형 감각도 중요합니다. e스포츠 산업 전반으로 시야를 넓혀보면, 선수 복지와 세컨드 커리어 지원, 아마추어 생태계 강화 등도 함께 고민해봐야할 부분입니다.


인사이트'페이커' 이상혁 / 사진 제공 = 라이엇 게임즈


게임이 하나의 스포츠이자 문화 산업으로 자리잡은 시대. 이상혁이라는 스타 선수가 현역으로 활약 중인 이 시기는 LCK에 있어 다시 오기 어려운 황금기일지도 모릅니다.


홍콩에서의 결승전은 분명 ‘선방’이었으나 진정한 성공은 이러한 도전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LCK가 지속 가능한 산업 구조를 갖추는 계기가 될 때 비로소 완성될 것입니다.


기자 역시 LCK를 사랑하는 한 명의 팬으로서, 국내 리그가 보다 단단하고 안정적인 토대 위에서 세계로 나아가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