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04일(수)

"샤넬백 자랑은 옛말"... '누가 더 가난한지' 경쟁하는 이 나라 Z세대

중국 Z세대 사이에서 기존의 부 과시 문화와 정반대인 '역비교' 트렌드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명품 자랑 대신 누가 더 저렴하게 물건을 샀는지 경쟁하며, 개인적 어려움을 공유하는 새로운 문화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지난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젊은 세대의 역비교 문화 확산을 보도했습니다. 2000년대 전후 출생한 Z세대는 이전 세대가 고가 제품으로 성공을 과시하던 것과 달리, 최대한 저렴한 구매를 자랑거리로 여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소셜미디어에는 이러한 트렌드를 보여주는 게시물들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기존 이미지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룸메이트가 세탁 세제 두 봉지를 단돈 1펀(0.01위안)에 구매했다는 소식에 이틀 밤을 뒤척였다"는 게시물은 5만 2000개의 '좋아요'를 기록했습니다. "친구가 A4 용지 100장을 0.99위안에 샀다는 사실을 알고 절망감에 이를 악물었다"는 내용 역시 9000개의 '좋아요'를 받았습니다.


대도시에서 월 3000위안(약 64만원)으로 생활하는 노하우를 공유하는 콘텐츠도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절약 경쟁은 단순한 소비 영역을 넘어 일상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설 연휴 가족 모임에서도 변화가 감지됩니다. 고향을 찾은 젊은이들은 보너스 삭감, 월세 인상, 극심한 업무 스트레스, 취업 어려움 등 현실적 고충을 솔직하게 공유하고 있습니다. 과거 명절 귀향 시 성공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금의환향' 압박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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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누리꾼은 "모두가 힘들다고 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진다"고 말했으며, 다른 누리꾼은 "잘 산다고 하면 표적이 되지만 못 산다고 하면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결혼이나 연애 관련 친척들의 잔소리를 피하는 방편으로도 활용되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시안교통대 공공정책행정학부 양쉐옌 교수는 "역비교 트렌드는 젊은이들이 극심한 압박 속에서 소비주의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반영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양 교수는 "경쟁이 치열한 사회에서 부를 드러내면 질투와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젊은이들이 스스로 깨달은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또래끼리 고충을 나누는 것이 유대감을 강화하고 사회적 압박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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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양 교수는 "합리적 소비로의 회귀라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젊은이들이 현실 변화 의지를 잃고 사회 전반에 비관적 분위기가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고 경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