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04일(수)

"석유 한 방울도 못 나간다" 이란 경고 뚫고 전속력으로 달린 '한국행 유조선', 호르무즈 해협 극적 탈출

이란이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주장하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봉쇄 직전 해협을 빠져나온 초대형 유조선의 최종 목적지가 한국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2일(현지 시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한다면 모두 불태워버리겠다"며 "석유 단 한 방울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할 것"이라며 경고했습니다.


한국은 원유 70.7%와 액화천연가스(LNG) 20.4%를 중동 지역에서 수입하고 있어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에너지 수급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대부분의 에너지 자원이 이 해협을 통과해 들어오기 때문에 한국 정부와 에너지 업계는 초비상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이 같은 위기 상황에서 봉쇄 선언 직전 해협을 빠져나온 초대형 유조선의 최종 목적지가 한국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난 3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초대형 유조선 '이글 벨로어(EAGLE VELLORE)'호가 봉쇄 직전 가까스로 해협을 통과했습니다. 


이글 벨로어호는 지난달 26일 이라크 남부 알바스라(Al Basrah) 항에서 원유를 적재한 후 출항했습니다. 당초 계획에 따르면 이틀 후인 28일 호르무즈 해협을 정상 속도로 통과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시작되면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선언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평균 폭이 약 50km에 불과한 매우 좁은 수로입니다. 특히 이글 벨로어호와 같은 초대형 유조선이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는 항로는 모두 이란 영해 내에 위치해 있어 자칫하면 발이 묶일 상황이었습니다.


위기의 순간, 이글 벨로어호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선언 직전 전속력으로 항해 속도를 높였습니다. 선장과 승무원들의 신속한 판단 덕분에 해협 봉쇄가 실행되기 전에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주변을 항해하던 다른 유조선들은 현재 아라비아만과 이라크 해역에서 발이 묶인 상태로 대기하고 있습니다.


2026-03-04 09 21 46.jpg선박 추적 사이트 '마린트래픽' 화면 캡쳐


이글 벨로어호 외에도 호르무즈 해협을 안전하게 빠져나온 또 다른 초대형 유조선이 있습니다. '베리럭키(VERY LUCKY)'호는 이름 그대로 운 좋게 해협 봉쇄 선언 이틀 전인 26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습니다.


현재 이글 벨로어호는 아라비아해를 항해 중이며 충남 서산 대산항을 목적지로 항해하고 있습니다. 항해 속도는 약 11노트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오는 20일 오전 대산항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대산항 인근에는 국내 3개 석유화학 클러스터 중 하나인 대산석유화학단지가 위치해 있어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 경유, 항공유, 나프타 등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한편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앞서 3일 오전 7시 기준으로 우리 선박 40척 중 65%인 26척이 해협 내측 페르시아만에서 대기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현재 우리 선박에 대한 피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