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18일(수)

보이스피싱범 잡아 포상까지 받았는데... 범인 잡은 뒤 시작된 또 다른 고통

베트남에서 환전 사기범을 직접 검거해 경찰로부터 포상금을 받은 한국 교민이 정작 자신의 계좌는 보이스피싱 연루 의심으로 장기간 동결되는 부당한 피해를 겪었다는 사례가 알려졌습니다.


지난 17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마사지 업소를 운영하는 A씨는 지난해 9월 관광객으로 위장한 한국인 B씨의 환전 요청을 받고 세 차례에 걸쳐 총 1286만원을 받아 베트남 동으로 바꿔줬습니다.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문제는 마지막 거래 이후 한 달 뒤부터 시작됐습니다. A씨의 모든 금융 계좌가 사기 연루 의심 계좌로 분류되며 지급정지 조치가 내려진 것입니다. 이후 수사 과정에서 B씨가 해외 피싱 조직원으로 밝혀졌습니다.


지급정지 조치로 인해 입금은 가능하지만 출금은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고, 환전을 빙자한 범죄 수익 세탁 과정에서 A씨를 포함한 여러 교민의 계좌가 연쇄적으로 동결됐습니다.


A씨는 직접 문제 해결에 나섰습니다. 약 한 달 후 교민들로부터 B씨가 체포됐다는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가 그를 제압한 뒤 현지 공안에 인계했습니다. 수사 결과 B씨는 국내 대포통장 모집책인 '장집'과 연계해 명의자 10여명을 베트남으로 불러들여 범행에 가담시킨 핵심 인물로 확인됐습니다.


B씨는 지난해 12월 국내로 송환되어 구속됐고, A씨는 검거 공로를 인정받아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로부터 약 900만원의 보상금을 받았습니다. 이는 포상금으로는 이례적으로 큰 규모였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하지만 범인 검거와 공로 인정에도 불구하고 A씨의 계좌 동결은 해제되지 않았습니다. A씨가 받은 세 건의 입금 중 한 건만 B씨 사건으로 소명됐고, 나머지 두 건은 별도 사건으로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A씨는 은행으로부터 무혐의 입증 서류 제출을 요구받았지만, 경찰에서는 "피의자도 참고인도 아니라서 발급할 수 있는 문건이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넉 달간 자금이 묶이면서 사업 운영과 추가 대출에 차질을 빚었다고 설명했습니다.


A씨는 "같은 사기 조직의 환전 범죄로 보이는데도 지급정지가 풀리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국가로부터 포상까지 받았는데 금융 제재는 그대로였다"고 하소연했습니다.


한편 연합뉴스는 취재가 시작된 당일 은행이 A씨에게 지급정지 해제를 통보했다고 전했습니다. 은행 관계자는 "고객이 경찰 서류 발급이 어렵다고 전달해왔고,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이의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