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10일(화)

이마트, 연간은 웃고 4분기는 울었다... 정용진, 신세계건설 리스크 관리 시험대

이마트가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뚜렷한 실적 개선을 이뤘습니다. 연결 기준 매출은 28조 9704억원, 영업이익은 3225억원으로 전년 대비 584.8% 증가했습니다. 별도 기준 영업이익도 2771억원으로 127.5% 늘었습니다. 트레이더스와 스타필드 등 주요 사업이 수익성을 회복하며 본업 경쟁력 강화 전략이 일정 부분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그러나 분기 실적은 전혀 다른 결과를 보여줍니다.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99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시장 예상은 1204억원 영업이익이었습니다. 흑자를 점쳤던 분기가 적자로 돌아선 것입니다. 분기 손익이 전망치와 1300억원가량 벌어졌습니다.


본문눈 2026-02-13 10 56 04.jpg사진제공=신세계건설


회사는 신세계건설의 대손상각비 등 1167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영향이라고 밝혔습니다. 해당 비용을 제외하면 손실 폭은 크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1167억원이라는 규모는 분기 손익의 방향을 바꿀 만큼 컸다는 사실을 부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별도 기준 실적은 개선됐습니다. 4분기 별도 영업이익은 1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9억원 증가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유통 본업은 회복 흐름을 보였지만, 연결 기준에서는 자회사 손실이 이를 상쇄했습니다.


건설 부문의 영향은 숫자로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4분기 연결 자회사 영업손실은 1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손익이 576억원 줄었습니다. 이 가운데 건설 부문에서만 1010억원의 손실이 늘었습니다. 유통 부문의 회복세와 건설 자회사 리스크가 같은 분기 안에서 엇갈렸습니다.


연간 실적이 개선됐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4분기 적자는 부담입니다. 특히 증권가가 손실 가능성을 거의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은 실적 가시성에 대한 의문을 남깁니다. 시장은 보통 단순한 부진보다 예측을 벗어난 변동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어닝 쇼크'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닙니다. 


손실의 배경으로 지목된 신세계건설은 재무 안정화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한때 1000%에 육박했던 부채비율은 그룹 지원을 통해 지난해 9월 말 기준 267.1%까지 낮아졌습니다. 그러나 자체 주거 브랜드 '빌리브'를 앞세웠던 주택 사업은 흔들리고 있습니다. 신규 수주가 사실상 끊긴 상태입니다.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은 내년까지 대부분 마무리될 예정이지만 이후 물량이 불확실합니다.


트레이더스 구월점 외경 / 이마트트레이더스 구월점 외경 / 이마트


포항역지구 개발사업도 착공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해당 사업을 수행하는 포항프라이머스프로젝트투자금융은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전해졌으며 최근 2000억원 규모 전환사채를 발행했습니다.


이마트는 공개매수와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신세계건설을 100% 자회사로 편입하고 상장폐지를 마무리했습니다. 신세계건설은 이마트의 완전자회사가 됐습니다. '비상장기업'이 되면서 사외이사 없이 사내이사 4인 체제로 이사회를 재편했습니다. 


재무와 안전 중심의 의사결정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자금 지원과 사업 재편을 신속하게 추진하기 위한 구조입니다.


정용진 회장이 강조해온 본업 경쟁력 강화 전략은 연간 실적으로 일정 부분 확인됐습니다. 다만 연결 구조상 자회사 리스크까지 함께 관리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점에서 또 다른 과제가 부각됐습니다.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 합작법인(JV) 이사회 의장까지 맡고 있는 만큼, 실적 안정성과 신뢰 회복을 동시에 증명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본업의 체력은 회복 국면에 들어섰습니다. 그러나 연결 손익의 안정성은 여전히 자회사에 달려 있습니다. 건설 부문 변동성이 반복될 경우 실적의 방향은 다시 흔들릴 수 있습니다. 다음 분기 실적은 일회성 비용의 마무리 여부와 건설 리스크의 잔존 규모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동시에 이번 컨센서스 괴리를 어떻게 좁혀 나가느냐도 중요한 과제로 풀이됩니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 현장경영 사진 1.jpg이마트 트레이더스 구월점을 방문해 현장경영을 하고 있는 정용진 회장. / 사진제공=신세계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