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의 2025년 성적표는 외형보다 내용이 먼저 읽힙니다. 매출은 28조9,704억원으로 전년과 거의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오히려 0.2% 감소했습니다. 그 대신 영업이익은 3,225억원으로 1년 새 2,754억원 늘었습니다. 증가율 584.8%. 숫자만 놓고 보면 체질이 달라졌다는 표현이 과하지 않습니다.
일회성 반등이라기보다 구조를 다시 짠 결과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이마트는 최근 몇 년간 외형 경쟁에서 한 발 물러나 본업 복원에 집중해 왔습니다. 통합 매입으로 원가를 낮추고, 그 여력을 가격에 재투자하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초저가 전략 상품을 확대하고, '고래잇 페스타' 같은 대형 행사로 고객을 끌어모았습니다. 동시에 스타필드 마켓 중심의 점포 리뉴얼로 매장을 다시 설계했습니다. 가격, 상품, 공간을 동시에 손보는 방식이었습니다.
이 흐름은 신세계그룹 전체 전략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그룹은 계열사 역할을 비교적 분명히 나눴습니다. 오프라인 유통의 중심은 이마트가 맡고, 복합몰과 공간 개발은 신세계프라퍼티가 담당합니다. 온라인 축은 SSG닷컴이 그로서리 경쟁력을 앞세워 보완하는 구조입니다.
신세계프라퍼티의 실적 개선은 이런 구도의 방향성을 보여줍니다. 스타필드 매출 활성화와 개발 사업 확대를 통해 순매출 4,708억원, 영업이익 1,74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공간을 단순 점포가 아닌 체류형 플랫폼으로 바꾸겠다는 전략이 숫자로 확인된 셈입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 사진제공=이마트
트레이더스의 성장도 같은 맥락입니다. 연간 매출 3조8,520억원, 영업이익 1,293억원. 고물가 국면에서 대용량·가성비 전략이 통했고, 오프라인의 가격 경쟁력이 다시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그룹은 동시에 온·오프라인 연결 구조를 더 정교하게 다듬고 있습니다. O4O(Online for Offline) 고도화, 퀵커머스 강화, RMN 사업 확대는 단순 매출 확장이 아니라 수익 구조 다변화를 겨냥한 카드입니다. 광고와 데이터 기반 수익 모델을 키워 기존 유통의 한계를 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실적을 두고 "이마트가 제자리로 돌아왔다"는 말을 합니다. 공격적 확장과 자회사 리스크로 흔들리던 시기를 지나, 핵심 사업의 수익성을 다시 세우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입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 사진제공=신세계그룹
이 과정에서 그룹을 이끈 정용진 회장의 결단도 빼놓기 어려워 보입니다. 외형 확대 대신 체질 개선에 무게를 두는 방향 전환이 결국 실적으로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유통 환경이 녹록지 않았던 한 해였지만, 결과적으로는 구조를 다지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마트 관계자는 "2026년은 본업 경쟁력 고도화에 초점을 두고 시장 지배력과 수익 구조를 동시에 강화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실적은 단순한 반등이라기보다 방향 전환의 결과에 가깝습니다. 외형 확장 대신 수익 구조를 다지는 쪽으로 선회를 선택했고, 그 판단이 숫자로 이어졌습니다. 정용진 회장이 강조해 온 본업 중심 전략이 실제 성과로 연결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습니다.
이마트 본사/ 사진제공=이마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