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10일(화)

실적 둔화에도 '상생' 위해 현금 풀었다... SK텔레콤, 협력사 대금 1,120억 선지급

설 연휴를 앞두고 SK텔레콤이 협력사 대금 1,120억원을 최대 3주 앞당겨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공동 지급에는 SK브로드밴드도 참여합니다. 네트워크 구축과 유지보수, 서비스 용역을 맡은 협력사 500여 곳과 유통업체 250여 곳이 대상입니다.


명절을 앞둔 조기 집행은 매년 반복돼 온 상생 프로그램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재무 환경을 고려하면 결의의 성격이 다릅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사이버 침해사고 후속 대응 비용과 보안 투자 확대가 겹치며 수익성 부담이 커졌습니다. 통신업 특성상 설비투자와 네트워크 고도화에 상시 자금이 투입되는 구조여서, 실적이 흔들릴 경우 현금 유출을 보수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통상적입니다. 지급 시점을 늦추거나 비용 집행을 조절해 유동성을 방어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사진제공=SK텔레콤사진제공=SK텔레콤


기업 재무에서 지급 시점은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닙니다. 2~3주 조기 지급은 그만큼 운전자금 여유를 줄이는 선택입니다. 연간 실적이 둔화된 직후라는 점을 감안하면 부담을 감수한 결정으로 읽힙니다.


통신 산업은 단일 기업의 역량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전국 단위 네트워크 구축과 유지보수는 수백 개 협력사가 현장을 떠받치는 구조입니다. 협력사의 자금 경색은 공정 지연이나 품질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명절 지원을 넘어 공급망 안정 차원의 판단으로 해석합니다.


SK텔레콤은 2003년 통신업계 최초로 동반성장 전담 조직을 신설한 이후 금융 지원 체계를 제도화해 왔습니다. 회사가 예치한 자금의 이자 수익을 활용해 협력사 대출 금리를 낮추는 '동반성장펀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최우수 협력사에는 무이자 대출을 제공해 평균 5.2%포인트의 이자 부담을 줄이고 있습니다. 지출 승인 후 2일 이내 100% 현금 지급을 원칙으로 하는 '대금지급바로' 제도도 시행 중입니다.


이번 조치는 이러한 제도적 기반 위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일회성 이벤트라기보다 기존 기조의 연장선에 가깝습니다. 회사는 지난해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13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기록했습니다.


박종석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설 명절을 맞아 중소 협력사들이 겪는 경영상의 어려움을 공감하는 취지에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실적이 둔화된 직후 현금을 움켜쥐기보다 공급망에 먼저 배분한 이번 결정은 기업의 우선순위를 보여줍니다. 업계에서는 "좋을 때의 지원은 정책이지만, 어려울 때의 지원은 경영 판단"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해킹 여파에 SKT 울었다…배당도 미실시(종합) - 뉴스1SK텔레콤 사옥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