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달업계에서 외국인 라이더 증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외국인 노동자들이 기존 공장 근무보다 높은 수입을 얻을 수 있는 배달업으로 대거 이동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9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업계 관계자들은 외국인들이 배달업에 유입되는 주요 원인으로 높은 수익성과 접근성을 꼽고 있습니다. 한국인과의 직접적인 대화가 필요 없고 스마트폰과 오토바이만 있으면 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이들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배달업 종사 자격을 갖추지 못한 외국인들의 불법 취업 사례가 급증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법무부 집계에 따르면 2024년 택배·배달 직종 불법 취업으로 적발된 외국인은 486명으로, 집계 시작 연도인 2023년 117명보다 4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외국인이 국내에서 배달업에 종사하려면 거주·결혼이민·영주권 등의 비자를 보유해야 합니다. 배달업무 특성상 고객의 주소나 전화번호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다루기 때문입니다. 고용허가제(E-9) 근로자들은 지정된 제조업체나 농어촌 사업장 외에서는 근무할 수 없으며, 유학비자(D-2) 소지자 역시 배달·택배 업종 취업이 금지돼 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달업에 뛰어드는 외국인 대부분이 E-9 비자 등으로 입국한 인력들이라고 업계는 전하고 있습니다. 고용허가제 비자로 한국에 입국한 후 기존 직장을 그만두고 불법체류자가 돼 배달업을 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습니다.
서울 지역 배달 대행업체 사장은 "한국인과 결혼해 결혼 이민 비자를 받았거나 한국에 사업체를 세워 영주권을 받은 사람들은 애초에 배달업에 들어오지 않는다"며 "외국인 라이더 상당수가 불법적으로 일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불법 배달 적발 시 강제출국과 재입국 금지 조치를 받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위험을 감수하는 이유는 경제적 유인 때문입니다. 중소기업이나 식당 서빙업보다 훨씬 높은 수입을 올릴 수 있다고 합니다. 배달 대행업체 관계자는 "성수기 기준으로 하루 13~14시간 근무하면 월 1000만원 가까이도 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배달 단가는 중국·동남아시아 등과 비교해 현저히 높은 수준입니다. 한 외국인 라이더는 "한국에선 배달 단가가 한 건당 2500~3500원 선이고, 비가 오거나 거리가 멀면 몇 천 원씩 할증도 붙는다"며 "중국 본토에선 배달 단가가 건당 1000원 미만인데 적게는 2~3배, 많게는 5배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대형 배달 플랫폼들이 대행업체를 통해 라이더를 고용하는 구조가 불법 외국인 라이더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일부 대행업체들은 한국인 명의 배달기사 계정을 확보한 후 외국인 노동자들을 고용해 배달업무에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배달업체 관계자는 "한국인 명의 계정 1개당 월 20만~30만원 수준"이라며 "소규모 업체는 친인척 명의까지 빌려서 외국인 배달원을 뽑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대행업체들은 외국인 라이더에게 한국인 라이더보다 높은 배달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어, 불법 고용할수록 더 큰 이익을 얻는 구조입니다.
지역별로는 서울 영등포구 구로·대림동 등에 중국인 라이더가, 경기도 외곽 지역에는 동남아 출신 라이더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업계는 보고하고 있습니다. 대림동 일대에는 브로커를 통해 중국인만을 고용해 운영하는 배달 대행업체도 있었습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불법 외국인 라이더 상당수가 한국 운전면허를 보유하지 않고 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은 상태라는 점입니다. 이로 인해 교통사고 발생 시 뺑소니를 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 주소 체계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 라이더들의 오배송 문제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서울 대림동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이모(31)씨는 "외국인 라이더들의 오배송이 최근 늘고 있는데 이들과 소통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고 호소했습니다.
국내 라이더들은 외국인 라이더 증가로 인해 배달 콜 감소와 배달료 단가 하락을 겪고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