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20일(금)

"금 팔았을 뿐인데 계좌 동결?"... 보이스피싱 '자금 세탁' 타깃 된 금 직거래

온라인 금 거래 플랫폼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이 피해금을 세탁하는 새로운 수법이 확산되면서 최근 들어 선의의 금 판매자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지난 8일 금융감독원은 "금 구매자로 가장한 사기범과 거래하면서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거래대금으로 입금받을 경우 의도치 않게 범죄에 연루될 수 있다"며 '주의' 등급의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습니다. 소비자경보 등급은 주의, 경고, 위험 3개 단계로 나뉜다.


금감원은 판매자가 사기 사실을 모르고 거래했더라도 계좌 동결과 거래대금 반환 등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인사이트골드바 / 뉴스1


이 수법은 사기범이 금 구매자로 위장해 판매자를 속이고,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돈을 거래대금으로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판매자 계좌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따라 '사기이용계좌'로 분류되어 계좌 지급정지와 전자금융거래 제한, 피해금 반환 조치를 받게 됩니다.


금감원이 공개한 실제 피해 사례를 보면, 서울에 거주하는 20대 A씨는 온라인 금 거래 마켓에서 금 직거래를 약속하고 사전에 신분증까지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대면 거래에서는 성명불상자가 거래 당사자를 대신해 나타났습니다.


A씨가 사기를 의심하고 성명불상자의 신분을 확인하려 했지만, 사전에 예약금 이체 명목으로 공유된 A씨 계좌로 거래대금이 모두 입금되자 금을 인도했습니다.


이후 해당 대금이 보이스피싱 피해금으로 확인되면서 A씨 계좌는 사기이용계좌로 지정되어 동결되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사기범들은 대부분 금 판매자와 대면하기 전 예약금 이체 명목으로 계좌번호를 요구합니다. 신뢰를 확보하면서 판매자로부터 금을 전달받는 시점에 맞춰 대금이 이체되도록 설계하는 것입니다.


같은 시간 피해자는 판매자의 계좌를 검찰이나 금융회사 직원의 계좌로 착각하고 돈을 이체합니다.


사기범들은 현금이나 플랫폼 내 각종 페이 등 결제수단을 통한 거래를 제안받으면 다양한 사유로 거절합니다. 판매자가 경계심 없이 신속히 거래에 응하도록 가격협상 없이 거액의 금을 한 번에 사겠다고 제안하기도 합니다.


다른 구매자의 구매 문의를 막기 위해 판매자에게 게시글을 '숨김' 처리하도록 유도하는 치밀함도 보입니다.


금감원에 접수된 관련 민원은 지난해 10월 1건에서 11월 13건, 12월 9건으로 증가했으며, 올해 1월에도 11건이 접수되는 등 금 가격 상승과 함께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금감원은 "수수료를 일부 내더라도 실물 금은 개인 간 직거래보다는 전문 금 거래소를 통해 거래하는 게 가장 안전하다"며 "금뿐만 아니라 은, 외화 등을 직거래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