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가 6일(현지시간) 중국 일부 호텔 객실에 설치된 몰래카메라를 통해 수천 건의 불법 촬영물이 유통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BBC는 18개월간의 추적 조사를 통해 텔레그램에서 홍보되는 6개의 불법 웹사이트와 앱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플랫폼에서는 중국 호텔 객실에서 몰래 촬영된 영상들이 음란물로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조사 결과, 한 플랫폼 운영자는 총 180개가 넘는 몰래카메라를 객실에 설치했다고 홍보했으며, 일부 텔레그램 채널의 회원 수는 1만명에 달했습니다. BBC가 7개월간 불법 웹사이트를 정기 모니터링한 결과, 54대의 서로 다른 카메라로 촬영된 영상을 발견했고, 이 중 절반은 실시간으로 중계되고 있었습니다.
BBC 유튜브 캡처
특정 웹사이트에서는 월 450위안(약 9만5000원)을 지불하면 여러 객실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투숙객이 방 열쇠를 꽂는 순간 사전에 설치된 몰래카메라가 즉시 촬영을 시작하는 시스템이었으며, 영상은 되감기와 다운로드까지 가능했습니다.
BBC는 "일반적인 객실 점유율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수천 명의 투숙객이 촬영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대부분은 자신이 카메라에 찍혔다는 사실을 모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호텔 투숙객을 관찰하며 외모나 성적 행위에 대해 평가하는 의견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채널도 운영되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BBC는 SNS와 자체 조사를 통해 몰래카메라 중 하나가 중국 중부 정저우의 한 호텔 객실에 설치되어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해당 객실에서 침대를 향해 설치된 카메라를 벽 환기장치 안에서 발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카메라를 철거하는 과정마저 텔레그램 채널에서 빠르게 공유됐으며, 운영자는 이를 대체할 다른 호텔 카메라가 새롭게 작동한다고 공지해 환호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불법 촬영물 유통은 중국 내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현재까지 12명이 관련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중개업자 추적 과정에서 공급망 상위의 '카메라 소유자'가 존재하며, 이들이 몰래카메라 설치 및 플랫폼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BBC는 멤버십 및 구독료를 기준으로 한 운영자가 작년 4월 이후 최소 16만3200위안(약 3451만원)을 벌어들였다고 추산했습니다. 이는 중국 통계국이 발표한 지난해 중국인 평균 연 소득 4만3377위안(약 917만원)의 3.7배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BBC 유튜브 캡처
중국 호텔 객실 내 불법 촬영 문제는 10여 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습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4월 호텔 소유주에게 몰래카메라 설치 여부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도록 하는 규정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BBC는 "중국 호텔 객실에서 촬영될 위험은 사라지지 않았다"며 "중국에는 몰래카메라 판매와 사용에 대한 엄격한 규정이 있지만, 중국 최대 전자제품 시장인 선전 화창베이에서는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