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법원 배심원단이 우버 운전사의 성폭행 사건에서 플랫폼 기업인 우버에게도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애리조나주 피닉스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5일(현지시간) 우버가 성폭행 피해자 제일린 딘에게 850만 달러(약 125억원)를 지급하라고 평결했습니다.
딘은 2023년 음주 상태에서 남자 친구 집에서 호텔로 이동하기 위해 우버를 이용했다가 운전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우버의 안전 관리 시스템이 부실했다며 당초 1억4000만 달러(약 2057억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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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심원단은 손해배상 책임은 인정했으나 징벌적 손해배상은 기각했습니다. 특히 우버 운전사가 독립적인 자영업자라기보다는 우버 직원에 가까운 성격을 가진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시범 재판' 성격을 띠고 있어 미국 전역에서 진행 중인 유사한 3000여 건의 소송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범 재판은 다수의 비슷한 소송이 계류 중일 때 향후 판결 방향을 예측하기 위해 먼저 진행하는 재판을 말합니다.
피해자 측 변호인 알렉산드라 월시는 우버가 술에 취한 여성들에게도 안전한 이동 수단이라고 홍보해왔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월시는 "여성들은 세상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성폭행 위험도 인지하고 있다"며 "우버는 여성들로 하여금 그런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곳이 바로 우버라고 믿게 만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우버 측은 자사에 과실이나 안전 시스템의 결함이 있다는 주장을 전면 거부하며 항소 의사를 밝혔습니다. 성폭행을 저지른 운전사는 범죄 기록이 없었고, 1만 차례의 운행에서 거의 최고 수준의 평가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버 측 변호인 킴 뷔노는 "이 사건에서 어떻게 성폭행을 미리 예측할 수 있었겠느냐"며 회사에 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박했습니다.
우버 운전사의 범죄를 둘러싼 법적 다툼은 미국 법원에서 오랫동안 계속되어 온 쟁점입니다. 일부 이용자들은 우버가 운전사 검증을 소홀히 하고 승객 안전보다 수익을 우선시한다고 비판해왔습니다. 반면 우버는 운전사들이 독립적인 계약자이며 심사 과정도 충분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리서치업체 모닝스타의 애널리스트 마크 지어렐리는 이번 평결로 우버를 포함한 플랫폼 기업들의 운전자 심사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우버, 리프트, 도어대시와 같이 고객과 공급업체가 직접 상호작용하는 서비스에서 견고한 심사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