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중남미, 중동을 동시에 겨냥한 현대로템의 K2 전차 수출 전략이 본궤도에 올랐습니다.
루마니아를 핵심 전장으로 삼아 유럽 방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는 한편, 페루와 중동 국가들을 대상으로 협상을 병행하며 글로벌 파이프라인 확대에 나선 모습입니다.
5일 해외 보도에 따르면 루마니아 국방참모차장 야코프 드라고슈-두미트루 중장은 주력 전차 도입 사업을 가속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현재 진행 중인 경쟁 입찰 과정에서 수개월 내 의미 있는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현대로템
현지에서는 올해 상반기 중 최종 공급사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루마니아 사업은 총 216대의 주력 전차와 76대의 지원 차량을 도입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전체 규모는 약 65억 유로(11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특히 유럽연합(EU)의 무기 공동구매 금융 프로그램인 SAFE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큽니다.
다만 해당 제도를 적용할 경우 부품의 65% 이상을 EU 회원국에서 조달해야 해, 사실상 현지 생산 체계를 갖추지 못하면 입찰 경쟁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현대로템의 최대 과제는 독일 방산업체 라인메탈과의 경쟁 구도 속에서 얼마나 설득력 있는 현지화 전략을 제시할 수 있느냐입니다.
K2 전차 / 현대로템
유럽 재무장 흐름이 빨라질수록 생산 거점 확보가 승부처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이미 회사는 EU 회원국인 폴란드에서 국영 방산그룹 PGZ 계열사 부마르와 손잡고 K2 현지 생산 체계를 구축 중입니다.
폴란드는 K2 전차 1000대 도입을 골자로 한 기본 계약 이후 1·2차 이행 계약을 통해 360대를 확정한 상태로, 나머지 640대에 대한 3차 계약 논의가 연내 구체화될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추가 계약이 현실화될 경우 유럽 내 생산 능력 확대 압박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중남미에서도 전략적 진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페루는 지난해 말 현대로템과 K2 전차 54대와 K808 차륜형 장갑차 141대를 공급하는 내용의 총괄합의서를 체결했습니다.
지난해 12월 9일 지난 9일(현지 시간) 페루 리마에서 열린 K2 전차 및 K808 차륜형장갑차 공급 총괄합의 체결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현대로템
최종 계약이 성사되면 현지 조립공장 건설과 생산 체계 구축이 본격화되며, 한국 전차가 중남미 시장에 교두보를 확보하는 상징적 사례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중동을 포함한 추가 시장에서도 협상은 활발합니다.
미국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 블로그는 최근 현대로템이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페루, 루마니아 등과 전방위 수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키움증권 역시 이라크가 노후 기갑 전력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최대 250대 규모의 K2 도입을 검토 중이며, 계약 규모가 약 65억 달러(9조 원대)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같은 수주 모멘텀은 실적으로도 반영되고 있습니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 원을 돌파하며 창립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루마니아와 폴란드 추가 계약, 중남미·중동 신규 사업이 가시화될 경우 수주 잔고 확대와 중장기 성장성에 대한 시장 기대는 한층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K2 전차 / 현대로템
유럽에서의 현지화 전략 성패와 중남미 첫 진출 사례가 동시에 가시화될 경우 K2 전차는 글로벌 주력 전차 시장에서 입지를 한 단계 끌어올릴 가능성이 큽니다.
루마니아와 폴란드에서의 추가 계약 가능성과 중동 신규 사업이 동시에 가시화될 경우 향후 수년간 수주 잔고 확대와 생산 체계 재편이 함께 진행될 전망입니다.
2026~2030년을 전후해 회사의 중장기 체질을 바꾸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