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특별전 '한국의 보물: 모으고, 아끼고, 나누다'에서 예상치 못한 작품이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황선우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 큐레이터에 따르면 조선 19세기 법고대가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법고대는 사찰에서 불교 의식에 사용하는 북을 설치하기 위해 제작된 받침대로, 주로 사자나 해태의 형상으로 만들어집니다. 전시 중인 법고대는 사자 위에 연꽃 모양 법고 받침을 올린 독특한 형태를 보여줍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더피’를 닮아 화제가 된 '법고대' / 미국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 제공
이 작품이 특별한 주목을 받는 이유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호랑이 캐릭터 '더피'와 닮았다는 소문 때문입니다. 관람객들은 법고대 앞에서 인증샷을 촬영하며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신소연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은 "해외 관람객들이 사자나 호랑이 같은 맹수를 해학적이고 친근하게 표현한 한국 전통 미술에 큰 흥미를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궁궐 정전을 장식했던 6폭 병풍 '일월오악도' 역시 케이팝 데몬 헌터스 효과를 받은 작품 중 하나입니다. 이 작품은 해와 달, 두 그루의 붉은 소나무, 산에서 흘러내리는 세 줄기 물이 완벽한 좌우 대칭을 이루는 구성을 보여줍니다.
전시장 도입부에 배치된 '책가도' 병풍도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조선 19세기에 제작된 이 작품은 층층이 구획된 서가에 책과 함께 이국적인 물건, 길상적 의미를 지닌 기물들을 화려하게 배열한 그림입니다.
신소연 학예연구관은 "17세기 유럽의 '호기심의 방'처럼 진귀한 물건을 수집하고 그리는 문화는 외국에도 존재했지만, 우리나라는 그 안에 책을 그려 넣는다는 점이 차별화된 특징"이라며 "관람객들이 매우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문화 상품인 뮷즈(뮤지엄 굿즈)도 폭발적인 인기를 기록했습니다. 달항아리를 재현한 기념품, 청자를 본떠 제작한 접시 세트, 국보 '인왕제색도'를 활용한 조명 등 다양한 뮷즈가 개막 일주일 만에 완판되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은 "현지 박물관에서 첫 물량의 3배로 재주문을 요청했다"며 "주문 금액이 총 1억원을 넘어섰다"고 발표했습니다.
케데헌 '더피' /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