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1.5kg에 불과한 이른둥이가 엄지손가락 크기의 심장 수술을 받고 건강하게 퇴원하는 의학적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15일 서울아산병원은 생후 8일 된 저체중 신생아의 복잡한 선천성 심장병을 단 한 번의 수술로 완전히 치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윤태진 서울아산병원 소아심장외과 교수팀은 홍이준 군(체중 1.5kg)의 활로 4징이라는 복잡 심장기형을 완전 교정술로 성공적으로 치료했습니다.
윤태진 서울아산병원 소아심장외과 교수와 이준이 어머니, 이준이 / 서울아산병원
활로 4징은 1만명당 3~4명에서 발생하는 희귀한 선천성심장병으로, 심장 구조적 결함으로 인해 전신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청색증이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45세 산모가 1년 넘는 시험관 시술 끝에 얻은 소중한 첫 아이인 이준이는 지난해 11월 18일 임신 35주차에 1.5kg의 저체중아로 태어났습니다.
출생 전 이미 복잡 선천성심장병 진단을 받았지만, 출생 직후에는 심한 청색증 없이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준이의 산소 포화도가 점점 떨어지고 무산소 발작까지 나타나면서 더 이상 치료를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활로 4징의 표준 치료법인 완전 교정술은 생후 4개월 이후 체중이 충분히 증가한 환아에게 시행되며, 이준이 같은 저체중 이른둥이에게는 임시적 수술이 우선 적용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러나 윤태진 교수는 환아의 장기적 예후를 고려해 완전 교정술을 선택했습니다.
정의석 서울아산병원 신생아과 교수와 이준이 / 서울아산병원
지난해 11월 18일 진행된 수술에서 의료진은 성인 엄지손가락 크기에 불과한 이준이의 심장을 열어 심실중격 결손을 막고 우심실 유출로의 협착을 제거했습니다. 또한 폐동맥 판막을 보존하면서 심장의 혈류가 정상적으로 흐르도록 교정했습니다.
이준이의 혈관이 바늘보다 얇을 정도로 작은 체구와 미성숙한 생리적 상태로 인해 장시간 수술이 예상되었으나, 의료진은 4시간 만에 수술을 성공적으로 완료했습니다.
수술 후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은 이준이는 49일 만인 지난 5일 체중 2.2kg으로 건강하게 퇴원했습니다.
이준이 어머니는 "임신 중 심장이 좋지 않다는 진단에 걱정이 많았지만, 의료진이 아이를 잘 고쳐줄 테니 출산에만 집중하라고 자신감 있게 말씀해주셔서 희망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며 "이준이에게 기적을 선사해준 만큼 건강하고 씩씩하게 키우겠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윤태진 교수는 "활로 4징 신생아에게 완전 교정술을 많이 시행해왔지만, 1.5kg 저체중으로 갓 태어난 이준이 치료는 저희에게도 도전이었다"며 "재수술 없이 폐동맥 판막을 최대한 보존해 한 번에 교정하는 것이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왼쪽부터) 유정진 서울아산병원 선천성심장병센터장, 이준이 어머니와 이준이, 수술을 집도한 윤태진 서울아산병원 소아심장외과 교수 / 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 선천성심장병센터는 연간 1만건 이상의 심장초음파와 750여건의 심장 수술을 시행하며 소아 심장기형 치료 분야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소아청소년심장과, 소아심장외과, 산부인과, 신생아과, 소아중환자과, 영상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병리과 의료진의 다학제적 협진을 통해 환아의 산전 진단부터 출생 후 치료까지 체계적으로 연계하고 있습니다.
유정진 서울아산병원 선천성심장병센터장(소아청소년심장과 교수)은 "합계출산율 0.75명의 초저출산 시대에 태어난 아이들은 우리 사회의 소중한 보석과 같다"며 "어렵게 태어난 이른둥이라 할지라도 다학제 협진 시스템과 홈모니터링 등 전문적인 의료 시스템을 통해 아이가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