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1월 12일(월)

'가성비 차'로 한국 진출한 중국 BYD, 1년 성적표 까보니 '반전' 수치

한국 자동차 시장에 진출한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이 첫해부터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두며 국내 완성차 업계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그 중심에는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사 BYD(비야디)가 있습니다. 


한때 "중국차는 한국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고정관념이 지배적이었지만, BYD는 단기간에 수입차 시장 10위권에 진입하며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실질적으로 흔들고 있습니다.


카이즈유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집계에 따르면 BYD코리아는 2025년 한국 진출 첫해 약 6,100대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아토3 / 비야디아토3 / 비야디


과거 체리, 지리 등 중국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에서 고전하던 흐름과는 전혀 다른 결과입니다. 이번 성과는 단순한 반짝 흥행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설계된 가격 전략과 기술 내재화가 맞물린 결과로 평가됩니다.


BYD가 꺼내 든 가장 강력한 무기는 가격입니다. 주력 모델인 소형 SUV '아토3(Atto 3)'와 중형 세단 '씰(Seal)'은 정부 보조금 적용 시 동급 국산 전기차 대비 최대 1천만 원 이상 저렴한 가격대를 형성했습니다.


고금리 환경 속에서 합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30~40대 실수요층과 세컨드카 구매 수요를 정확히 겨냥한 전략입니다.


보급형 전기차 시장의 빈 공간을 정조준한 가격 정책은 초기 계약 대기 물량이 수천 대에 달할 만큼 빠른 시장 반응으로 이어졌습니다.


소비자 인식의 변화도 주목할 만합니다. 초기 구매자들 사이에서는 하드웨어 완성도에 대한 평가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습니다.


약점으로 지적되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의 겨울철 주행거리 저하는 히트펌프 시스템 적용으로 상당 부분 해소됐으며, 조립 품질과 주행감 역시 "국산차와 비교해 손색이 없다"는 반응이 늘고 있습니다.


씰(SEAL) / BYD 홈페이지씰(SEAL) / BYD 홈페이지


BYD는 단순히 '싼 차'의 이미지를 넘어 '충분히 쓸 만한 차'의 영역까지 진입한 셈입니다.


다만 완성도의 균형은 아직 맞춰지지 않았습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반응 속도 지연, 어색한 한글 번역, T맵·카카오내비 등 국내 필수 앱과의 연동 부족은 반복적으로 지적되는 약점입니다.


차량의 하드웨어는 빠르게 진화했지만, 소프트웨어 현지화는 여전히 중국 내수 기준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유지비 부담 역시 복병입니다. 경미한 하부 손상에도 모듈·어셈블리 단위 교체가 이뤄지는 구조적 특성상 수리비가 예상보다 높게 형성됩니다.


부품 조달이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만큼 물류비와 재고 부담이 가격에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도 한계로 작용합니다.


BYD가 반드시 넘어야 할 가장 높은 장벽은 중고차 시장입니다. 국내 소비자들은 구매 가격보다도 잔존가치를 중시합니다.


브랜드 신뢰도가 아직 충분히 쌓이지 않은 신생 수입 전기차의 경우 감가폭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BYD코리아 출범식 / 뉴스1BYD코리아 출범식 / 뉴스1


특히 B2B 시장에서는 4~5년 후 중고차 매각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차량 도입을 주저하는 분위기도 감지됩니다.


BYD의 시장 안착 여부는 결국 "싸게 샀다가 비싸게 팔 수 있는가"라는 한국형 소비 공식에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국산 완성차 업계도 대응에 나섰습니다. 현대차와 기아는 '캐스퍼 일렉트릭', 'EV3', 'EV4' 등 3천만 원대 전기차 라인업을 대폭 확대하며 가격대 정면 충돌을 선택했습니다.


동시에 전국 단위 AS망과 높은 잔존가치라는 '보이지 않는 비용'의 차별화를 전면에 내세우며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BYD는 더 이상 '싼 중국차'에 머무는 브랜드가 아닙니다. 


배터리와 전동화 플랫폼, 자율주행 기술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빠르게 내재화하고 있으며, 중국 정부의 정책 지원까지 더해져 기술 진화 속도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2026년은 중국 전기차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관심이 '호기심'에서 '구매 확신'으로 전환될지 결정되는 분기점이 될 전망입니다.


초기 구매자들의 실제 사용 경험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확산되는 시점에서 AS 서비스 개선과 중고차 가격 방어에 실패한다면 지난해의 성과는 일시적 현상에 그칠 수 있습니다.


사진 제공 = DT네트웍스DT네트웍스


반대로 이 두 가지 과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한다면 중국 전기차는 국산차의 구조를 흔드는 실질적인 경쟁자로 완전히 자리매김하게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