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1월 12일(월)

이중근 회장 기부로 쌓은 이미지, '임금체불'로 흔들... 노동부, 부영 '현미경' 조사

기부를 앞세워 사회공헌 이미지를 부각해 온 부영그룹(회장 이중근)이 이번에는 하도급 대금 미지급 논란으로 고용노동부 기획감독 대상이 됐습니다.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들의 임금체불이 발생했고, 전남 나주와 강원 원주에서는 고공농성까지 이어지자 노동부가 부영그룹 계열사 ㈜부영주택 본사를 직접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2025년 12월 15일부터 부영주택 본사에 대한 기획감독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노동부는 건물 재보수 공사 과정에서 하도급업체 소속 노동자들이 임금을 받지 못해 생계난을 호소했고, 이 과정에서 고공농성까지 벌어진 점을 감독 착수 배경으로 들었습니다.


사건의 흐름은 사실 단순합니다. 노동부는 부영주택이 자체 감사 등을 이유로 하도급업체에 도급 대금 지급을 미루면서 하도급업체 자금 사정이 악화됐고, 그 여파가 노동자 임금체불로 번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원주혁신도시 부영1차강원도에 자리한 한 부영 아파트 단지 / 사진=부영


노동부는 사실관계 확인 직후인 2025년 12월 12일, 근로기준법 44조를 근거로 도급인의 연대책임 적용 가능성이 크다며 부영주택에 대금 지급을 '엄중 경고(시정지도)' 했습니다.


노동부가 본사 기획감독까지 끌어올린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특정 현장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노동부는 전국 다른 현장에서도 유사 체불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하도급업체 노동자에 대한 임금체불 연대책임 위반 여부를 중심으로 본사 전반의 노동관계 법령 준수 실태를 들여다보겠다고 했습니다. 


김영훈 장관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하도급 대금을 미지급해 임금체불로 이어지게 하는 것은 심각한 범죄행위"라고까지 표현했습니다. 장관의 이 정도 발언 수위로 비춰볼 때 이재명 대통령이 자리한 '국무회의'에서도 해당 사안이 다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산업재해 사망사고'와 관련해 집중적인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이 대통령이 해당 사안까지 들여다볼 경우 부영그룹에 미치는 여파가 상상 이상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이와 관련해 부영 측은 최초 농성 당시 "해당 임금체불 건은 본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내용은 아니다"라며 더 이상 진행 중인 문제가 아니며, 추가로 설명할 부분은 없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습니다. 


부영그룹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 사진제공=부영그룹


하지만 정부가 직접적으로 관심을 가진 채 본사 기획감독에 착수한 이상, 논란의 초점은 "진행 중인 문제가 아니다"라는 말로 정리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갈등의 시작과 과정 그리고 해결 과정이 모두 완벽히 정리돼야하지 않겠나"라며 "대금 지급이 완료됐다면 언제, 어떤 범위에서, 어떤 방식으로 해소됐는지 해소돼야 사태가 정리될 것"이라고 의견을 몽으고 있습니다.


이번 사안은 사실 과거보다 더 민감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그러한 이유에는 부영주택이 과거 하도급 대금 문제로 제재를 받은 이력이 이미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과거 부영주택이 여러 현장에서 하도급 대금과 지연이자를 제때 지급하지 않은 사실 등을 적발해 과징금 제재를 내린 바 있습니다. 또 최저가 경쟁입찰로 업체를 선정한 뒤 추가 협상 등으로 계약 금액을 낮춘 행위가 하도급법 위반으로 제재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건설 경기 침체 국면에서 대금 지급이 지연되는 사례가 늘었다는 업계 설명이 나오지만, 임금체불은 노동자의 생계를 직접 겨냥합니다. 원청의 지급이 멈추면 가장 먼저 흔들리는 곳이 하청 노동자의 월급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안은 단순한 분쟁을 넘어 관리 체계의 문제로 번집니다. 노동부가 본사 문을 두드린 이유도 결국 이 대목을 확인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부영은 이중근 회장이 통크게 기부를 하면서 긍정 이미지를 쌓았다"라며 "대외 이미지는 제고시키면서도 정작 하청 노동자 임금은 체불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이중성 문제'로 번질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노동부 조사는 중요하게 여겨진다"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