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1월 11일(일)

"틱톡 못해서 다행" 호주 청소년 SNS 금지 한 달 후기

호주가 지난달 10일부터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접속을 전면 금지한 지 한 달이 지나면서, 현지 청소년들 사이에서 예상치 못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영국 BBC는 9일(현지시간) 호주의 청소년 SNS 금지 정책 시행 한 달 후 아이들과 사회에 작은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16세 미만 청소년에게 10개 SNS 플랫폼 접속을 금지하는 이 정책은 기술 기업들이 아동 보호를 위한 합리적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최대 4,950만 호주달러(약 483억원)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호주 정부는 이 정책의 목적을 "청소년을 온라인 범죄자와 유해 콘텐츠로부터 보호하고 온라인 괴롭힘을 방지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단팥빵 위에 붙어 있는 깨가 싫어'를 눈 감고 쓸 수 있다면 당신은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BBC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호주 청소년들은 "자유로워졌다"고 표현했습니다. 14세 에이미는 "처음 며칠 동안은 온라인 중독의 고통을 느꼈지만, 이후 더 이상 SNS를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오히려 자유로운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과거 방과 후 스냅챗으로 친구들과 통화하던 에이미는 현재 휴대폰을 내려놓고 달리기를 하러 나간다고 했습니다.


특히 지난달 14일 시드니 인근 본다이비치에서 15명이 사망하는 총격 사건이 발생했을 때, SNS 차단으로 인해 아이들이 유해한 콘텐츠와 부정적인 정보에 덜 노출될 수 있었다는 예상치 못한 장점도 발견됐습니다. 에이미는 "틱톡을 못 들어가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규제를 우회하는 청소년들도 상당수 나타났습니다.


13세 아힐의 경우 가짜 생일으로 가입한 유튜브와 스냅챗 계정을 계속 유지하고 있으며, 제재 대상이 아닌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와 게이머용 메시지 앱 디스코드에서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고 했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친구들과 대화하기 위해 왓츠앱 등 금지되지 않은 메신저 앱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BBC는 전했습니다.

정책 시행 며칠 전 호주 앱스토어에서는 '레몬8', '요프(Yope)' 등 기존에 유명하지 않았던 사진 및 비디오 공유 플랫폼의 다운로드 수가 급증했습니다. BBC는 이를 "포모(FOMO·소외 공포증)이 커지면서 생긴 현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초반 급증세 이후 다운로드 수가 다시 감소해 기존 SNS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 학생들의 방학 기간이라 제대로 된 효과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아니카 웰스 호주 통신부 장관 대변인은 "정책이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며 "전세계 지도자들이 호주의 모델을 따라하려 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호주 정부는 향후 몇 주 안에 정책 시행 이후 비활성화된 계정 수를 포함해 조치의 진행 상황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