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이 불법 이민자 단속 작전 과정에서 30대 여성을 총격해 숨진 사건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과는 상반되는 현장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지난 7일(현지 시간) 미니애폴리스에서 ICE 요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에 항의하던 30대 여성을 향해 총격을 가했습니다. 해당 여성은 머리에 관통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곧바로 숨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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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당초 "해당 여성이 눈에 갇힌 차량을 밀고 있던 ICE 요원들을 차로 들이받으려 해, 요원 중 한명이 자신과 주변 요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방어적으로 총을 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여러 대의 카메라가 찍은 현장 영상을 분석한 결과, 해당 여성은 ICE 요원을 향해 차를 돌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로부터 도주하려는 도중에 총격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소속 기자 4명은 지난 7일 저녁 트럼프 대통령과 2시간 여에 걸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기자들이 "ICE 요원이 그런 식으로 차량에 총격을 가하는 것이 용납될 수 있는 일이냐"고 질문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녀는 끔찍하게 행동했다"며 "그리고 요원들을 차로 치려고 했다"고 답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Korea
그러나 기자들이 '현장 영상들을 보면 지금 설명과는 다른 것 같다'고 지적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진에게 해당 영상을 틀라고 지시했습니다.
노트북을 통해 재생되는 영상을 본 트럼프 대통령은 "글세요. 제 생각에는..."이라며 말을 얼버무린 뒤 "끔찍한 장면이다. 정말 보고 싶지 않은 모습이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총격 사고가 발생한 장소는 트럼프 1기 때인 2020년 5월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 일어난 곳에서 불과 1마일 정도 떨어진 지점입니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계기로 미국 전역은 물론 해외 60여 개국에서도 경찰의 과잉 진압과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가 벌어진 바 있습니다.
미니애폴리스에서 ICE 요원의 총격으로 사망한 르네 니콜 굿을 추모하는 시민들 / GettyimagesKorea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와 트럼프 대통령 간의 갈등도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집권 1기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발생한 폭동에 대한 월즈 주지사의 미온적인 대처를 오랫동안 비판해 왔습니다.
월즈 주지사가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부통령 후보가 됐을 때도 두 사람은 설전을 벌였습니다.
월즈 주지사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정책을 뒷받침하는 ICE 요원들에 대해 "트럼프의 현대판 게슈타포"라고 비난했으며, 이번 총격 사건 이후 주 방위군에 '비상 대기' 명령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 / GettyimagesKorea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불거진 미네소타주의 이른바 '복지 스캔들'과 관련해 전형적인 진보주의 행정의 실패 사례로 언급하며, 특히 이번 '복지 자금 횡령'의 중심에 서 있는 소말리아 이민자 공동체를 경멸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조만간 미니애폴리스 지역에 약 2천명의 ICE 요원을 배치해 "역대 최대 규모의 불법 이민자 단속에 나서겠다"고 발표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