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향한 애정이 깊어지면서 반려견과의 고급 여행은 물론, 5만 달러(한화 약 7천만 원)에 달하는 복제 서비스까지 등장했습니다.
이처럼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시간이 소중해진 분위기 속에, 최근 반려견의 수명 연장을 위한 새로운 '건강 관리법'이 주목 받고 있습니다.
지난 7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The New York Post)는 최근 반려견 케어 분야에서 '레드 라이트 테라피(적색광 치료)'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뷰티 업계에서 고가의 스킨케어 시술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이 기술이 반려견의 건강 증진과 장수에도 효과적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피부 개선을 목적으로 개발된 LED 마스크와 패널 형태의 레드 라이트 테라피는 콜라겐 생성을 촉진하고 염증 완화, 피부 컨디션 향상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보호자들은 300~700달러(한화 약 40만 원~100만 원) 가격대의 이 기기를 자신뿐만 아니라 반려견에게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kashleee'
특히 패리스 힐튼이 자신의 반려견이 20세를 넘긴 비결로 레드 라이트 테라피를 언급한 이후 더욱 큰 관심을 받게 되었습니다.
영국 옥스퍼드 거주자인 20대 후반의 빅토리아 언더우드는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패리스 힐튼이 자신의 개가 장수한 이유가 레드 라이트 테라피라고 믿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약 3개월 전부터 제 개들에게 LED 마스크를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언더우드는 9살 된 코커 스패니얼 벤틀리가 커런트바디의 레드 라이트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을 자신의 SNS에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맨 얼굴에 사용하는 LED 기기를 여섯 마리의 반려견과 공유하는 것을 우려하는 사람들에 "반려견들과 침실을 함께 사용하고 있어서, 이미 그들의 세균이 제 얼굴에 닿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마스크는 사용 후마다 항균 스프레이로 철저히 소독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스타그램 'victoriaxunderwood'
언더우드는 "반려견들은 모두 10분간 차분하게 누워서 시술을 받으며, 마스크 착용도 편안하게 받아들인다"라고 전했습니다.
또한 그는 "저희 집 토이 푸들 세 마리는 식용견 거래에서 구조된 아이들이다. 그중 한 마리는 처음 데려왔을 때 피부가 매우 민감하고 심한 가려움증을 보였다. 입양 후 거의 매일 LED 마스크를 적용한 결과, 피부 상태가 현저히 개선되었고 가려움증도 크게 줄어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일부 보호자들은 피부 개선 효과뿐만 아니라 반려견의 활동성에서도 변화가 나타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에는 'LED 마스크, 반려견에게 사용해도 괜찮을까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되었습니다.
한 현지 누리꾼은 "바셋 하운드의 관절염 관리에 활용하고 있는데, 움직임이 개선된 것 같다"고 댓글을 남겼습니다.
이 치료법이 실제로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일부 반려견들에게는 단순히 편안한 휴식 공간으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31세 코라 레이키는 처음에는 해로울 것 같지는 않아서 가벼운 마음으로 2살 카바푸 돌리에게 LED 마스크를 씌워 봤습니다. 그러나 이제 돌리는 이 마스크를 매우 좋아한다고 합니다.
그는 "돌리가 정말 좋아한다. 스스로 들어가서 앉거나 눕는다. 체구가 작아서 가능한 일이다. 그렇게 시작된 일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주장들에 의구심을 표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힐튼과 다른 보호자들의 경험에는 나름의 근거가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출장 응급 수의사 스티비 에이킨은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패리스 힐튼의 반려견 장수가 레드 라이트 테라피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균형 잡힌 영양 공급, 적정 체중 관리, 정기적인 건강·구강 관리와 함께 상호 보완적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에이킨은 "인간과 동일하게, 레드 라이트 테라피가 전체적인 건강과 수명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이미 확인되어 있다"라며 "염증 감소, 통증 완화, 치유 과정 촉진, 혈액 순환 개선에 도움을 준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광생체조절요법, 즉 저출력 레이저 치료나 레드 라이트 테라피는 많은 동물병원에서 수술 후 통증, 골관절염, 만성 염증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피부용 LED 레드 라이트는 이러한 치료의 일종이긴 하지만, 의료용 장비 대비 강도가 낮다고 덧붙였습니다.
패리스 힐튼 인스타그램
에이킨은 "패리스 힐튼 같은 유명인들이 사용하는 레드 라이트 마스크나 침대는 일반적으로 품질이 우수하지만, 대부분의 반려동물 보호자들에게는 가격 부담이 클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통합 수의사 린지 웬트는 반려견의 삶의 질 향상에는 도움이 될 수 있어도, 인간용 스킨케어 기기를 반려동물에게 사용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웬트는 "파장, 강도, 치료 프로토콜이 개의 조직 깊이나 질환에 맞게 표준화되어 있지 않다. 또한 개가 견딜 수 없는 빛에 눈이 노출될 위험성도 존재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대신 개에게 적합한 파장(630~850나노미터)과 충분한 출력을 갖춘 소비자용 레드 라이트 패널 사용을 권장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려견의 수명을 진정으로 연장하고 싶다면 기본적인 관리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웬트는 "자연식 중심의 식단 제공, 충분한 운동량 확보, 적절한 통증 관리, 정밀의학적 접근이 가능한 통합 수의사나 의료팀과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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