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전 일본과의 만남에서 주머니에 손을 넣은 자세로 냉담한 표정을 지었던 중국 외교 관료가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환한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중국 외교부 아주사 사장(아시아 국장)인 류진쑹(劉勁松) 국장은 작년 11월 18일 중일 갈등이 심화된 상황에서 진행된 일본과의 외교 협의 후 주머니에 양손을 넣은 자세로 주목을 받았던 인물입니다.
'주머니 손'으로 각인된 류 국장은 지난 5일 베이징에서 개최된 한중 정상회담에서 약 두 달만에 미디어에 다시 포착됐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작년 11월 일본 외무성 국장과의 만남 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한중 정상 '셀카' 촬영중 포착된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시아 국장 / 이재명 대통령 엑스(X)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시진핑 국가주석으로부터 선물받은 샤오미 스마트폰으로 시 주석과 함께 셀카를 찍는 장면을 담은 영상에서 류 국장은 한쪽에 서서 미소를 지으며 밝은 표정을 유지했습니다.
중국 현지 매체인 관찰자망 등은 "류 국장이 시종일관 미소를 띠고 있었다"면서 "중국이 진심으로 친구를 대하고 손님을 환대한다는 점을 완벽하게 보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중국 네티즌들은 "친구가 오면 좋은 술이 있고, 승냥이가 오면…"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현지 매체들이 전했습니다.
생략된 뒷부분은 '그를 맞아주는 것은 사냥총이다'라는 내용으로, 이는 중국 외교 담론에서 중국이 핵심 이익을 수호하되 상대에 따라 접근방식을 달리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표현으로 해석됩니다.
류진쑹 중국 외교부 국장(우)과 가나이 마사아키 일본 외무성 국장(좌) / 중국 위위안탄톈
앞서 지난해 11월 류 국장이 중국을 방문한 일본 외무성의 가나이 마사아키 아시아대양주국장을 굳은 표정으로 내려다보는 듯한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중국 관영매체 계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됐습니다.
당시 가나이 국장이 고개를 숙여 다소 굴욕적으로 보이는 듯한 모습에 대해 일본 언론은 자국의 우위를 연출하려는 중국 측의 선전전 일환이라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류 국장의 이러한 상반된 표정 변화는 작년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 이후 악화되고 있는 중일 관계와 정상화 흐름을 굳혀나가는 한중관계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