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2년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되면서, 향후 재판 결과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 벌금 100만 원 이상의 당선무효형이 확정될 경우, 윤 전 대통령 개인의 법적 책임을 넘어 국민의힘이 당시 보전받은 선거비용과 기탁금 약 397억 원을 반환해야 할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입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대법원이 제시한 판단 기준이 이번 윤 전 대통령 사건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될 경우, 윤 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 뉴스1
김건희 특검팀은 지난달 26일 윤 전 대통령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대선 당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이 없다고 발언한 점, 이른바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당 관계자로부터 소개받았으며 김건희 여사와 함께 만난 적이 없다고 말한 점을 허위사실로 판단했습니다.
특검은 전 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와 2013년부터 알고 지낸 사이이며, 김 여사에게 수차례 건강 상담을 해주는 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이러한 정황을 종합할 때, 허위 발언에 대한 고의성이 충분히 인정된다는 것이 특검의 판단입니다.
윤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부장판사 이현복)에 배당됐습니다.
해당 사건은 윤 전 대통령이 현재 받고 있는 8개 재판 가운데서도 정치적 파장이 가장 클 수 있는 사안으로 평가됩니다.
국민의힘 여의도 당사 전경 / 뉴스1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 다른 재판들에 비해 사건 구조는 비교적 단순하고 형량도 상대적으로 가볍지만, 벌금 100만 원 이상이 확정될 경우 발생하는 후폭풍은 훨씬 크다는 분석입니다.
공직선거법 제265조의2는 선거범죄로 당선무효형이 확정될 경우 기탁금과 선거관리위원회가 보전한 선거비용을 반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통령 선거의 경우 "정당 추천 후보자는 그 추천 정당이 반환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20대 대선에서 총 선거비용 425억6,700만 원을 사용했으며, 이 가운데 394억5,600만 원을 선관위로부터 보전받았습니다.
윤 전 대통령에게 당선무효형이 확정될 경우, 기탁금 3억 원을 포함해 총 397억5,600만 원을 반환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월 26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 재판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뒤 손을 흔들고 있다 / 뉴스1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선거보조금 반환 의무도 함께 발생합니다.
이 같은 상황은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구조적으로 유사합니다.
이 대통령은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을 몰랐다"는 발언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2심에서는 무죄를 받았습니다.
지난해 5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유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하면서 논란이 재점화됐으나 이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파기환송심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입니다.
당시 민주당을 향해 선거비용 반환 가능성을 문제 삼았던 국민의힘은 '선거비용 보전 먹튀 방지법'을 당론으로 추진하며 공세를 펼쳤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윤 전 대통령이 동일한 혐의로 기소되면서, 여야의 처지가 뒤바뀐 모양새입니다.
대법원 전경 / 뉴스1
이 대통령 사건에서 제시된 대법원의 판단 기준이 윤 전 대통령 재판에 그대로 적용될 경우, 국민의힘이 정치적·재정적으로 큰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여기에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 역시 선거보조금 반환 문제와 직결돼 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대선 당시 명태균 씨로부터 불법 여론조사를 제공받고, 그 대가로 국회의원 공천을 청탁받아 이를 들어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선거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유죄가 확정될 경우도 당선무효형에 해당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