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 시작된 '한국 스킨케어' 콘텐츠가 전 세계 소비자들의 화장대를 바꾸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BBC는 바이럴 트렌드를 동력으로 성장한 K뷰티가 이제 한국의 핵심 산업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습니다.
지난 3일(현지 시간) 영국 BBC는 "달팽이 점액질이 함유된 세럼이 전 세계 스킨케어 루틴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누가 상상했겠느냐"며 한국 화장품 산업의 성장을 집중 조명했습니다.
특히 틱톡에서 인기를 끈 '뮤신(달팽이 점액질) 세럼 챌린지'를 언급하며, "이 유행을 계기로 한국의 소규모 브랜드 코스알엑스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코스알엑스는 현재 한국 최대 화장품 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의 자회사"라고 설명했습니다.
올해 히트 상품을 최대 70% 할인하는 연중 최대 규모의 올영세일이 시작된 2025년 12월 1일 서울 올리브영 명동점에서 외국인 관광객들과 쇼핑객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 뉴스1
BBC는 "이 끈적이는 세럼의 유행은 K뷰티가 거둔 성공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며 입소문과 트렌드를 발판 삼아 K뷰티가 한국에서 가장 큰 산업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경쟁이 치열하고 외모에 대한 관심이 높은 한국 사회에서 화장품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진단했습니다.
또한 BBC는 "2025년 상반기 한국이 현대 화장품의 발상지인 프랑스를 제치고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화장품 수출국으로 올라섰다"며 "K뷰티 성장의 중심에는 끊임없는 혁신과 소셜미디어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실제로 K뷰티 업계에서는 몇 달 주기로 새로운 제품이 출시되며, 이들 제품은 다음 SNS 유행을 만들어내도록 기획되고 있습니다.
(좌) TikTok 'becamichie', (우) TikTok 'tatlafata'
틱톡과 인스타그램, 유튜브에서 '한국 스킨케어'를 검색하면 수억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들의 콘텐츠가 쏟아집니다. 이들은 제품 성분을 분석하고 언박싱 영상을 제작하는 한편, 유리처럼 맑고 투명한 광채를 강조한 한국 특유의 피부 표현으로 '겟 레디 위드 미'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한때 틈새시장 상품으로 여겨졌던 '10단계 스킨케어 루틴', '워터 슬리핑 마스크', '연어 추출 PDRN' 같은 용어들도 이제는 글로벌 뷰티 키워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 같은 영향으로 세계 각국의 화장품 기업들도 병풀과 쌀뜨물 등 K뷰티 특유의 원료를 자사 제품에 적극 도입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화장품 기업 로레알은 2024년 말 닥터지 브랜드를 보유한 한국 대기업을 인수했으며, 이는 효과적이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의 K뷰티 제품에 대한 증가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2024년 2월 26일, 미국 뉴욕시 램스케일 스튜디오에서 아모레퍼시픽 미국 교육 담당 이사 줄리 몬티와 배우 시드니 스위니가 ‘시드니 스위니 × 라네즈 글로벌 바운시 & 펌 슬리핑 마스크’ 출시를 기념하는 행사에 참석한 모습. / GettyimagesKorea
BBC는 또 "한국에는 약 3만 개에 달하는 뷰티 브랜드가 존재하며, 이들은 매우 정교하게 구축된 산업 생태계를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수천 가지 라벨 연구부터 제형 개발과 생산까지, 브랜드들은 전문 ODM 제조업체의 지원을 받아 제품을 빠르게 시장에 내놓고 있습니다. 업계 최대 제조업체 중 하나인 코스맥스는 한국과 중국, 미국, 동남아시아 전역의 공장에서 약 4,500개 브랜드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시스템 덕분에 제품 기획부터 생산, 판매까지의 전 과정이 단 6개월 만에 완료되는데, 이는 서구권 브랜드들이 통상 1~3년을 소요하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빠른 속도입니다.
2025년 10월 3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중 황룡원에서 열린 K-뷰티 파빌리온에서 한 대표단이 K-뷰티 제품을 체험하고 있다. / GettyimagesKorea
다만 BBC는 과도한 소셜미디어 홍보가 젊은 세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과잉 소비를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K뷰티 산업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수익 압박도 크다"며 치열한 경쟁이 수익 마진을 낮추고 기업 실패율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정부 자료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사이 8,800개 이상의 화장품 브랜드가 문을 닫았습니다.
미국 기반 K뷰티 브랜드 크레이브 뷰티의 창립자이자 뷰티 인플루언서인 리아 유는 BBC에 "수많은 제품과 브랜드가 존재해 소비자들이 끊임없이 새로운 제품에 노출되고 있다"며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이고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한국은 브랜드를 빠르게 구축할 수 있는 훌륭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지만, 성공적인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키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며 "핵심은 브랜드의 정신과 정체성, 그리고 차별성"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여기에 한국산 미용 제품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미국 시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산 수입품에 15%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K뷰티 브랜드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