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가까이 수학 난제로 남아 있던 '소파 움직이기 문제'를 해결한 한국 수학자의 연구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4일 수학계에 따르면 미국 과학 전문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은 2025년 10대 수학 혁신 사례 가운데 하나로 백진언 고등과학원 허준이수학난제연구소 박사(허준이펠로우)의 연구를 선정했습니다.
소파 움직이기 문제는 폭이 1인 직각 복도를 통과할 수 있는 도형 가운데 최대 면적이 얼마인지를 묻는 문제입니다. 1966년 캐나다 수학자 레오 모저가 처음 제시한 이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해답이 나오지 않아 대표적인 수학 난제로 꼽혀 왔습니다.
사진제공=고등과학원
그동안 수학자들은 다양한 후보 도형을 제시해 왔습니다. 1992년에는 미국 수학자 조셉 거버 럿거스대 교수가 면적 2.2195의 이른바 '거버의 소파'를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이 도형이 최적해라는 이론적 증명은 이루어지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백 박사는 7년에 걸친 연구 끝에 2024년 말, 거버의 소파보다 더 넓은 면적의 도형은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논리적으로 증명했습니다. 그는 119쪽 분량의 논문을 통해 기존 연구들과 달리 컴퓨터 계산에 의존하지 않고, 순수한 수학적 추론만으로 최적해를 입증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수학자를 꿈꿔 온 백 박사는 병역을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전문연구요원으로 이수하던 중 이 문제를 처음 접했습니다. 이후 미국 미시간대학교 박사과정에서 연구를 이어갔고, 연세대 박사후연구원으로 재직하던 시기인 29세에 마침내 문제 해결에 성공했습니다.
백 박사는 수학 연구 과정을 꿈을 꾸고 깨는 과정에 비유하며, 연구의 본질은 단번에 답을 얻는 데 있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단기간 성과보다 장기적인 몰입이 가능한 연구 환경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수학계 최고 권위 학술지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수학 연보에 투고돼 현재 심사를 받고 있습니다. 백 박사는 지난해 8월 만 39세 이하 수학자를 장기 지원하는 허준이펠로우로 선정돼, 조합적 기하학 분야의 최적화 문제 연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