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군의 전격적인 군사작전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한 직후, 정권 이양이 완료될 때까지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직접 관리·운영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습니다. 베네수엘라의 석유 산업을 미국 석유 기업들이 재건해 과도 통치와 국가 재건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구상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지난 3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공격 이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안전하고 적절하며 현명한 정권 이양이 가능할 때까지 우리가 베네수엘라를 운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베네수엘라 국민의 안녕을 고려하지 않는 다른 세력이 권력을 장악하도록 둘 수 없다"며 "적절한 이양이 이뤄질 때까지 우리는 그곳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Korea
트럼프 대통령은 과도 통치 방식과 관련해 "한 그룹과 함께 나라를 운영할 것"이라며 "지금 떠나버리면 베네수엘라가 회복할 가능성은 제로다. 우리는 제대로, 전문적으로 운영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차기 지도부 구성과 관련해서는 야권 인사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에 대해 "현재로선 지도자가 되기 어렵다. 국내에서 지지나 존경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반면 마두로 정권의 실세로 꼽히는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미국과 협력할 수 있는 인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마두로 축출 이후 로드리게스 부통령과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녀가 루비오 장관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그녀는 마두로가 임명한 부통령"이라며 신뢰 여부에 대해서는 거리를 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도 통치 기간 동안 미군 병력과 미국 석유 회사들이 각각 물리적·재정적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미국 함대는 현재 베네수엘라 인근 해상에서 대기 중이며, 모든 군사적 선택지를 보유하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훨씬 더 큰 규모의 2차 공격도 준비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국의 요구가 충족될 때까지 베네수엘라의 정치인과 군인들은 마두로에게 일어난 일이 자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 GettyimagesKorea
석유 산업과 관련해서는 "아주 규모가 큰 미국 석유 회사들이 수십억 달러를 투입해 심각하게 파괴된 석유 인프라를 복구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나라를 위해 돈을 벌기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베네수엘라 석유 인프라의 상당 부분은 25년 전 우리가 설치한 것"이라며 "이를 교체해 훨씬 더 큰 규모로 석유를 판매하고, 그 수익으로 나라를 돌보겠다"고 말했습니다.
미군 지상군 주둔에 대해서는 "약간 필요할 수 있다. 많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필요하다면 지상군을 두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어젯밤 작전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지상군이 투입됐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베네수엘라산 석유에 대한 미국의 전면 금수 조치는 유지된다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군사행동의 배경으로 미국의 서반구 영향력 강화를 공식화하며, 콜롬비아와 쿠바 등 다른 중남미 국가들에 대해서도 경고 메시지를 냈습니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과 관련해선 "그는 코카인을 만들어 미국으로 보내고 있다"며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마두로 축출의 명분 역시 마약 밀매였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쿠바에 대해서도 "현재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 결국 논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쿠바는 실패한 국가"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외부 세력이 서반구에서 미국 국민을 약탈하거나 미국을 밀어내는 일은 결코 허용하지 않겠다"며 중국의 중남미 영향력 확대를 직접적으로 견제했습니다. 이어 "새 국가안보전략(NSS) 아래에서 서반구에서 미국의 지배력은 다시는 의문시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마약 테러리스트' 혐의로 2020년 미국 검찰에 의해 기소된 마두로 대통령 부부가 미국으로 압송돼 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재판 장소로는 "뉴욕이나 마이애미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범죄에 대한 압도적인 증거를 법정에 제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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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미군 강습상륙함 '이오지마'에 탑승한 마두로 대통령의 사진을 게시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