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개월째 2%대를 지속하며 물가 안정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고환율로 인한 석유류 가격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면서 연말까지 물가 압박이 이어졌습니다.
31일 국가데이터처가 공개한 '2025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 자료에 따르면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7.57(2020년=100)을 기록해 작년 같은 달보다 2.3% 올랐습니다.
전월인 11월의 2.4%와 비교하면 0.1%포인트 하락했지만, 9월부터 시작된 2%대 상승세는 계속 유지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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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별 소비자물가 상승률 추이를 살펴보면, 6~7월 2%대를 보인 후 8월 1.7%까지 떨어졌으나 9월 2.1%로 재상승했습니다.
이후 10월과 11월 각각 2.4%를 기록한 데 이어 12월까지 2%대 흐름이 지속됐습니다.
물가 상승의 핵심 요인은 석유류 가격 급등이었습니다.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6.1% 상승해 올해 2월(6.3%) 이후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습니다. 품목별로는 경유가 10.8%, 휘발유가 5.7% 각각 올랐습니다. 이는 높은 환율로 인한 수입비용 증가가 에너지 가격에 그대로 전가된 결과로 해석됩니다.
농축수산물 부문도 물가 상승에 기여했습니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4.1% 상승하며 전체 소비자물가를 0.32%포인트 끌어올렸습니다.
일상적으로 구매하는 품목들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2.8% 올라 소비자들의 체감 부담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날씨 변화에 민감한 신선식품지수도 1.8% 상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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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근원물가 관련 지표들은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뺀 근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3% 상승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식료품·에너지 제외 지수는 2.0% 증가했습니다.
올해 전체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2.1% 상승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2020년(0.5%)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정부가 설정한 물가안정 목표인 2.0%를 약간 초과한 수치입니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변화를 보면, 2019~2020년 0%대에서 2021년 2.5%, 2022년 5.1%, 2023년 3.6%로 급상승한 후 작년 2.3%로 둔화됐으며, 올해는 하락 추세가 계속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