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30일(화)

약 안 먹는 '3고(高) 질환' 환자들... 절반 이상은 병 알아도 '방치'

한국 성인 10명 중 3~5명이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고지혈증), 당뇨병(고혈당) 등 '3고(高) 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치료를 받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들 '3고 질환'을 포함한 만성질환 진료비가 90조원에 육박해 의료비 지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잘환 관리 수준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29일 질병관리청이 발간한 '2025 만성질환 현황과 이슈'에 따르면, 2019~2021년 기준 19세 이상 고혈압 환자의 인지율은 71.2%를 기록했습니다. 


2025-12-30 15 00 51.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google ImageFx


하지만 실제로 혈압강하제를 한 달에 20일 이상 복용하는 사람(치료율)은 66.9%에 머물렀습니다. 고혈압 환자 10명 중 7명은 자신의 병을 알고 있지만, 3명 중 1명은 아예 치료를 받지 않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의 상황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환자들의 인지율은 63.4%였지만, 콜레스테롤 저하제를 한 달에 20일 이상 꾸준히 복용하는 비율은 56.1%에 불과했습니다.


자신의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절반 가까운 환자가 약물치료를 외면하고 있는 셈입니다.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를 받는 환자 중에서는 86.2%가 총콜레스테롤 수치를 200㎎/㎗ 미만으로 성공적으로 조절했습니다. 약물치료의 효과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복용률은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당뇨병 환자 10명 중 6명(66.6%)은 자신이 당뇨병 환자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고, 62.4%가 치료를 받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당화혈색소를 당뇨병 진단기준인 6.5% 미만으로 관리하는 환자는 전체 유병자의 24.2%에 그쳤습니다. 당뇨병 환자 4명 중 1명만이 혈당을 제대로 조절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3고'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는 비만이 지목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질병관리청


2023년 19세 이상 성인의 비만 유병률은 37.2%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코로나19 유행으로 활동량이 급감했던 2020년(38.3%)보다는 소폭 감소했지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33.8%)보다는 3.4%포인트 높은 수치입니다. 


특히 남성의 비만율은 2014년 30.9%에서 2023년 45.6%로 14.7%포인트나 상승했습니다. 30~50대 남성의 경우 절반이 비만에 해당했습니다. 여성도 같은 기간 23.3%에서 27.8%로 4.5%포인트 상승했습니다.


만성질환자 증가는 사망률과 의료비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4년 만성질환(비감염성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28만2000명으로 전체 사망원인의 1위, 78.8%를 차지했습니다.


같은 해 만성질환 진료비는 약 90조원으로 전체 진료비의 80.3%에 달했습니다. 


질병관리청질병관리청


이러한 상황에서도 만성질환을 악화시키는 주요 위험요인인 흡연과 음주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19세 이상 성인의 담배제품 현재 사용률은 2019년과 2023년 모두 23.9%로 정체 상태를 보였습니다.


전자담배 사용률은 오히려 증가 추세를 나타냈습니다. 2023년 액상형 전자담배 현재 사용률은 4.5%로 전년보다 1%포인트 높아졌고, 궐련형 전자담배도 6.1%로 0.2%포인트 상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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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문제도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19세 이상 성인의 '고위험 음주율'은 2023년 13.8%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최근 1년간 1회 평균 음주량이 남자 7잔 이상, 여자 5잔 이상이며 주 2회 이상 술을 마시는 비율로, 지난 10년간(2013~2023년) 12~14% 수준에서 정체되어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은 '2025 만성질환 현황과 이슈' 보고서를 누리집을 통해 일반인도 열람하고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공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