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30일(화)

쓰레기 더미서 숨진 '저장 강박' 70대, 베트남전 참전용사였다

울산 남구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70대 베트남전 참전용사가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지난 28일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오후 6시 56분경 울산 남구 달동 소재 10층 아파트 7층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로 70대 남성 A씨가 숨지고 인근 주민 약 50명이 긴급 대피했습니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충격적인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A씨의 집 내부는 성인 남성의 키 높이까지 쌓인 쓰레기로 가득 차 있었으며, 실질적으로 거주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잃은 상태였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Google ImageFx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Google ImageFx


소방당국은 인력 104명과 장비 30여 대를 투입해 집안에 쌓인 폐기물을 단계적으로 제거하며 진입하는 방식으로 진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약 7시간 45분에 걸친 긴 작업 끝에 화재를 완전히 진압했습니다.


A씨는 집안 쓰레기더미 위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되어 즉시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결국 숨을 거두었습니다.


조사 결과 A씨는 베트남전 참전 국가유공자로 확인되었습니다. 그는 매월 45만원 가량의 참전명예수당을 받으며 약 20년간 혼자 생활해온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수년 전부터 저장강박 의심 증세를 보이며 집안에 물건을 계속 쌓아두는 생활을 지속해왔다고 전해졌습니다.


28일 오후 울산 남구 달동의 한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연기로 가득 찬 복도를 뚫고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울산소방본부 제공울산소방본부


이웃 주민들은 오랫동안 A씨의 집에서 나는 악취와 해충 문제로 고통받아왔으며, 관할 지자체에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지자체에서는 A씨를 여러 차례 방문해 집안 정리를 권유했으나, A씨가 강력히 거부해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현재 정확한 화재 발생 원인과 재산 피해 규모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