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8일(일)

'부천시장 트럭 돌진 사고' 희생자 가족, 장제비도 '전액 기부'

부천 트럭 돌진 사고로 세상을 떠난 23세 청년의 유가족이 고인의 장기기증에 이어 장제비 지원금까지 지역 복지기관에 기부했습니다.


28일 경기 부천 오정종합사회복지관은 고(故) 문영인 씨(23) 유가족이 지난 23일 540만 원을 복지관에 기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기부금은 문 씨가 장기와 인체조직을 동시 기증해 지원받은 장제비 전액으로 확인됐습니다.


문 씨는 지난달 13일 부천 제일시장 내 점포에서 계산하는 동안 돌진한 트럭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사고 다음 날인 14일은 문 씨 아버지의 생일이었으며, 문 씨는 아버지 생일상을 준비하기 위해 어머니와 함께 시장을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사이트오정종합사회복지관 제공


병원으로 이송된 문 씨는 치료 과정에서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뇌사 판정을 받았습니다. 문 씨는 가족의 동의로 심장, 폐장, 간장을 기증해 3명의 생명을 구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부천에서 1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문 씨는 선천적 지적장애를 앓고 있었지만, 가족의 적극적인 돌봄과 재활치료를 통해 학교생활을 비롯한 일상 활동을 지속해왔습니다.


유가족은 복지관 프로그램을 통해 문 씨가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하며 사회 구성원으로 생활할 수 있었던 점에 감사의 마음을 담아 장제비를 기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13일 오전 10시 55분쯤 경기 부천 오정구 원종동 제일시장에서 A 씨가 몰던 1톤 트럭이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025.11.13/뉴스1(경기 부천소방서)뉴스1


문 씨의 친누나 수진 씨는 "동생이 사회생활을 할 수 있게 도와준 복지관에 늘 감사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기부금 전달을 결심했다"며 "운영 예산 부족에 시달린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전달한 돈이 소중히 쓰이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복지관 관계자는 "말로 다 헤아릴 수 없는 아픔 속에 고인을 기리는 마음으로 나눔을 선택해 준 데 깊이 감사드린다"며 "기부금을 책임 있게 사용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부천 제일시장에서 1톤 트럭을 운전하다 문 씨를 포함한 22명의 사상자를 낸 운전자 A 씨(60대)는 구속 기소돼 다음 달 첫 재판을 앞두고 있습니다.


문영인씨 / 사진 제공 = 한국장기조직기증원문영인씨 / 사진 제공 = 한국장기조직기증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