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8일(일)

"의료보험 월 400만원 내도 진료 못 봐" 올리버쌤 미국 생활 포기 선언

225만 구독자를 보유한 미국인 유튜버 올리버쌤이 8년간의 미국 이민 생활을 정리하고 떠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월 400만원에 가까운 의료보험료를 내고도 제대로 된 진료를 받을 수 없는 미국의 의료 시스템과 급증하는 생활비, 교육 환경 악화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올리버쌤은 지난 2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한국인 와이프와 미국 이민 8년 차… 이제는 진짜 포기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시하며 이같은 결정을 공개했습니다.


한국인 아내와 결혼한 후 한국에서 영어 강사로 활동하다가 8년 전 고향인 미국 텍사스로 이주했던 그는 현재 숲속 전원주택에서 거주하고 있습니다.


유튜버 올리버쌤 부부./유튜브유튜버 올리버쌤 부부/ 유튜브


올리버쌤은 영상에서 "미국은 강대국이니까 (경제가) 문제없겠다 생각하시는 분들 많겠지만 실제로는 아니다"라며 운을 뗐습니다.


가장 큰 부담으로 급증하는 세금과 보험료를 언급했습니다. 올리버쌤은 "내년부터 재산세 8000달러(약 1156만원)를 내야 한다. 주택 보험료는 4402달러(약 637만원)를 내야 한다"며 "집을 소유하는 것만으로도 1년에 1800만원을 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앞으로 이 비용이 매년 15% 올라갈 거라는 전망이 있다"는 점입니다.


텍사스 지역은 토네이도와 산불 등 자연재해가 빈번해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올리버쌤 부부는 미국의 대형 보험사들조차 텍사스 지역 보험 가입을 기피하는 상황에서 비싼 보험료를 지불하며 보험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기후 변화로 인한 인프라 부족 문제도 이주 결정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올리버쌤 부부는 "텍사스는 여름에 40도가 넘는다"며 "아이를 출산하기 2주 전에도 텍사스에 전력난이 생겨서 다 멈췄다. 그때 300명 정도가 사망했다"고 회상했습니다. 이어 "당장 내년 여름에도 이 같은 정전이 일어날 텐데 40도 폭염에 견딜 자신이 없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교육 환경의 급속한 악화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트럼프 정부가 46년 만에 연방 교육부 폐지 절차에 돌입하면서 텍사스주 정부도 이를 적극 수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YouTube '올리버쌤'YouTube '올리버쌤'


올리버쌤의 아내는 "실제로 학교 예산이 많이 줄어들어서 주변 대도시에 있는 큰 학군들도 폐교를 많이 했다"며 "선생님들도 많이 그만두거나 해고돼서 교사 대신 자격증 없는 일반인이 채우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주 4일만 가는 학교도 생겼다. 이유를 알아보니 예산이 줄어들어 선생님의 월급을 충분히 줄 수 없다 보니 휴교일을 만들어 월급을 줄인 것"이라며 "우리 딸이 다니는 학교도 이유 없이 휴교하는 날이 많아졌다"고 덧붙였습니다.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미국의 의료 시스템 문제였습니다. 올리버쌤 가족의 의료보험비는 2019년 월 676달러(약 97만원)에서 내년 월 2600달러(약 376만원)로 4배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월 400만원에 가까운 보험료를 지불하면서도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올리버쌤 아내는 최근 시아버지의 췌장암 말기 진단 과정을 통해 미국 의료 시스템의 한계를 절감했다고 밝혔습니다.


"시아버지가 췌장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췌장암 말기 판정을 받기 이전에도 여러 번 증상을 보였고 검사를 받고 싶어 병원에 찾아갔다"며 "주치의를 만나는 게 오래 걸렸고 겨우 만나러 갔더니 소금 먹고 쉬라더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아무리 정밀 검사를 받고 싶다 해도 받을 수 없고 결국 말기가 돼서야 발견했다"며 "한 달에 (보험료를) 400만원 가량 내고 있는데도 왜 이런 대접을 받아야 되는지도 모르겠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뼈저리게 느꼈다. 이곳은 그냥 아프면 소모품처럼 없어지는 곳"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올리버쌤은 "2년 동안 고민했던 문제다. 인플레이션, 특히 병원 문제 때문에 마음을 확실히 먹었다. 이 이민 생활을 끝내야 할 것 같다"고 최종 결정을 내린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올리버쌤은 과거 유튜브 영상을 통해 "심한 악플을 넘어 위험한 스토커들이 생겼다. 마님(아내 애칭)을 보호하고, 정체를 노출하고 싶지 않았다"며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이주했던 이유를 밝힌 바 있습니다.


현재는 텍사스에서 영어 학습과 미국 문화 콘텐츠, 가족 일상 등을 유튜브로 공유하고 있습니다.


올리버쌤은 "이민 생활을 끝내기 전에 아버지와 시간을 많이 보내고 싶고, 떠난다면 어디로 갈지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고민도 많이 하고 있다"며 구독자들의 응원을 부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