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4일(수)

"게임 중독은 없다"...5년간 1800명 대상으로 '게임과몰입' 추적조사한 결과 발표됐다

게임 이용이 중독이나 문제적 행동을 직접적으로 유발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5년간 진행한 대규모 추적 조사를 통해 게임과몰입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회복되는 경향을 보인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23일 발간한 '2020~2024 게임이용자 연구 해설서'는 아동·청소년 약 1000명과 성인 약 700명 등 총 1800여명을 대상으로 한 5년간의 추적 조사 결과를 담고 있습니다.


image.pn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 Google ImageFX


조사 결과 '게임과몰입군'은 점진적으로 감소한 반면, 건전하게 게임을 즐기는 '게임선용군'은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특히 5년 내내 게임과몰입군에 지속적으로 머문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연구진은 "이는 게임 이용 시간과 중독이 직접적인 관계가 없음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게임에 일시적으로 몰입할 수는 있지만 대부분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조절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팀은 게임 플레이와 뇌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는 임상의학 코호트 연구도 병행했습니다. 


fMRI(기능적 자기공명 영상)를 활용해 뇌를 직접 촬영하며 게임과 뇌의 관계를 추적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이 연구는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 86명을 대상으로 실시되었습니다.


입력 프롬프트를 기반으로 생성된 이미지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Google ImageFX


2~3년의 연구 기간 동안 선용군의 39%가 현 상태를 유지했으며, 46%는 일반사용자군으로, 14%는 위험군으로 이동했습니다.


일반사용자군은 83%가 현 상태를 유지했고, 11%는 선용군으로, 6%는 위험군으로 변화했습니다. 위험군의 경우 18%만이 현 상태를 유지했으며, 55%는 일반사용자군으로, 27%는 선용군으로 개선되었습니다.


연구진은 "일반사용자군을 유지한 유형에 비해 게임위험군으로 이동하거나 유지한 유형에서 우측 중후두회의 활성화 저하가 발생했으나, ADHD 평가에 사용된 집중력 점수를 공변량으로 설정해 분석할 시 활성화 저하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유의미한 뇌의 변화는 결국 공존질환에 의한 변화 가능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며 "게임위험군의 뇌 변화는 게임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공존질환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연구팀은 또한 "폭력적 게임만 장기간 집중적으로 할 경우 감정 조절 영역의 활동이 약간 떨어질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일시적 변화였다"며 "'게임이 뇌를 망친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origin_게임체험하는이재명대통령 (2).jpg지난 10월 15일 서울 성동구 펍지 성수에서 열린 K-게임 현장 간담회에서 '크래프톤'의 신작 게임 '인조이'를 체험 중인 이재명 대통령 / 대통령실


이번 연구는 이재명 대통령의 '게임은 질병이 아니'라는 공개 발언 이후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의 국내 도입이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나온 것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연구 결과들이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연구진은 "5년 동안의 게임이용자 패널 연구와 임상의학 코호트 연구 결과에 따르면, 게임이용이 게임이용장애의 원인이라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결론지었습니다. 


또한 "게임 이외의 SNS 서비스, OTT 등 다른 매체의 이용 행태와 게임 이용 간의 특별한 차이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 국제질병분류 개정판(ICD-11)에서는 게임이용장애를 '디지털 게임 또는 비디오 게임을 통해 지속적,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게임 행동으로 통제력의 상실과 현저성, 부정적 결과에도 게임을 계속하거나 확대하는 증상이 12개월 이상 나타나고 개인, 가족, 사회, 교육, 직장 등에서 중요한 기능성 손상을 가져오는 경우'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연구진은 "게임에 질병이나 중독과 같은 용어 사용은 과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신중함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