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 전문가 이호선 교수가 국내 최초로 노인 상담 영역을 개척하게 된 배경에는 한 할머니의 절박한 도움 요청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지난 22일 이호선 교수는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 - 4인용식탁'에 출연해 아나운서 이재용, 코미디언 정선희, 박경림과 함께 자신의 인생 전환점에 대한 이야기를 공개했습니다.
이호선 교수는 심리학을 전공하게 된 과정을 설명하며 "고등학교 때 영어를 잘해서 영문학과에 진학했는데, 문학을 하다 보니 영문을 모르겠더라"고 말했습니다.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 - 4인용식탁'
그는 "심리학으로 바꾸니 너무 잘 맞았고, 재미있고 버릴 게 없었다"며 "기호학이나 야릇한 걸 좋아해서 찾아다녔는데 다 수렴이 됐다"고 회상했습니다.
이호선 교수는 상담 전문가로서의 자신을 분석하며 "상담하다 보니 내가 간섭하는 걸 좋아하고, 남의 인생에 들어가는 걸 기뻐한다는 걸 알게 됐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는 "답을 주는 걸 좋아하고 나서길 좋아하는 성격"이라며 "그 세계에 들어가 분석하는 게 너무 좋았고, 구조를 잘 보고 분석하는 재능을 찾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아동·청소년 상담에서 노인 상담으로 전환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충격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이호선 교수는 "아이를 낳고 산후조리를 하느라 친정에 가 있을 때 어느 날 새벽 1시에 한 분이 맨발로 찾아왔다"며 "1월 그 밤에 어떻게 뛰어서 오겠냐"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이호선 교수는 그 할머니의 사연을 공개했습니다. "당시 남편이 82세, 아내가 81세인데 매일 성관계를 요구했다"며 "80대가 되면 부부생활이 쉽지 않은데, 남들에겐 한 달에 한 번, 1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 - 4인용식탁'
그는 "거절하면 때리고, 집게나 장작으로도 때리고 이불을 덮어놓고 밟기까지 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전했습니다.
이호선 교수는 "그날은 이대로 가다간 죽겠다는 생각에 남편을 밀치고 뛰어나와 1.8km 되는 거리의 눈밭을 뛰어 우리 집에 오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사건 이후 이호선 교수는 노인들의 현실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그는 "노인들에게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궁금해서 부모님에게도 여쭤봤다"며 "부모님은 서울에 계시다가 경기도 이천에 내려가셨는데 24시간 붙어 있으니 죽겠다고 하시더라"고 말했습니다.
이호선 교수는 "노인의 세계가 다르다는 걸 알게 됐고, 그때부터 여러 사람을 인터뷰하기 시작했다"며 "상상 못한 세계가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당시 노인 상담 분야는 완전한 불모지였습니다. 이호선 교수는 "노인 상담하는 사람도 없고 책도 없었다"며 "절실한데 없으면 내가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습니다.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 - 4인용식탁'
그는 "제가 해야겠다는 생각에 박사 논문을 쓰고 노인 상담의 길을 가게 됐다"며 2005년 노인 상담센터를 설립하게 된 과정을 설명했습니다. 한편 '절친 토큐멘터리 - 4인용식탁'은 매주 월요일 오후 8시 10분 채널A에서 방송됩니다.